“박정희 ‘소탈’ 전두환 ‘아량’ 노무현은 ‘양심적'”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24일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역대 대통령에 대한 소회를 인간적인 면모를 곁들어 풀어놔 화제가 되고 있다.


국회의원만 8선을 거친 이 전 국회의장은 박정희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정치를 시작해 30여 년이 넘게 현실 정치에 참여했다. 우리 정치 역사의 산 증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전 의장은 먼저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서 “인간적으로는 아주 소탈하셨고 무슨 권위주의란 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정이 많으시고 또 인간적인 의리로 있으시고 5.16혁명 때 자기를 선별하겠다고 나선 1군 사령관 이한림 같은 사람을 건설부장관에 앉혀놨다”면서 “인간적인 의리도 아주 있었고 용인술, 사람 쓰는 것도 잘 쓰고 머리가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만 ‘내(박정희)가 이 나라를 끝까지 만들어야지, 끝까지 조국 근대화를 해야지’ 하면서 삼선개헌으로 끝내야 하는데 유신이라는 걸 만들었다”며 비운의 죽음이 바로 지나친 자기 확신에 기인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 전 의장은 전두환 대통령에 대해 정권 잡는 과정은 비민주적이었다고 말하면서도 “내가 한국국민당 총재로 야당 이민우 총재와 함께 전두환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자주했는데 전두환 대통령이 상대 편 이야기를 잘 듣고 그것이 옳다 싶으면 그것을 수용하는 아량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학원안정법 한다고 다 만들어놨는데 그걸 내가 영수회담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조목조목 지적을 했더니 다음 날 아침 일찍 청와대 당정간부들 정부 관료들하고 전부 불러가지고 바로 보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6.29때도 87년에 6월 24일 10시에 김영삼 총재, 12시에 이민우 총재, 2시에 나하고 이렇게 만났는데 내가 바로 직선제하라고 그랬다”면서 “조목조목 쭉 설명했더니 이 양반이 나중에 동감했다”고 말했다.


또한 “(전두환 대통령이) 노태우 대표한테 이야기 좀 해달라고 그러고 내가 노태우 대표도 두 번 만나서 이야기하고 6.29선언을 받아들였는데, 이와 같이 남의 이야기를 받을 줄 알았다”고 평가했다. 


이 전 의장은 노태우 대통령에 대해서 “참 돈 문제로 지금 완전히 이미지가 땅에 떨어진 건 사실인데 그러나 사실 이 양반도 업적이 있다”면서 “노태우 대통령이 들어서 가지고 중국하고 러시아하고 국교정상화를 했다. 그리고 헝가리를 비롯해서 동구권하고 국교정상화를 노태우 대통령 때 다 했다”며 북방외교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이어 “남북관계도 90년, 91년 초에 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했고 남북비핵화선언을 만들었다”면서 “그건 우리 정원식 총리하고 이북의 연형묵 총리가 서명을 했다”면서 남북간 정례 교류의 물꼬를 튼 업적을 긍정적으로 봤다.


그는 김영삼 대통령에 대해 집념이 강하고 결심하면 반드시 하고 마는 고집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 말년에 자기가 그만둘 무렵에 정권이양 할 때 우왕좌왕하고 소신 없이 하다가 결국 자기 뜻대로 안 됐다”고 말했다.


이 전 의장은 故김대중 대통령에 대해 “머리가 참 좋았다”면서도 “머리가 너무 좋은 게 탈이었다”고 말했다. “남북의 화해협력에 대한 업적은 역사의 평가를 받는데 다만 그 당시에 국민여론보다 너무 앞서나가 괴리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또 이북하고 돈 문제가 개입이 돼서 ‘옥의 티’라는 점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故노무현 대통령은 굉장히 서민적이고 또 정직한 지도자였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 비리 관련 수사에 대해 “깨끗한 정치를 위해 애를 많이 쓰고 이랬는데 불행하게도 측근이나 가족들에서 비리와 관련이 되고 이래가지고 본인이 굉장히 괴로웠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양심이 고왔다고 본다”면서 “몇 천억씩 먹고도 철면피처럼 또 거짓말하고도 철면피처럼 사는 정치인들이 얼마나 많은가”라며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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