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당선자 안보관 대북관 교정 시급하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우리 국민들의 정치적 지향이 새로운 출구를 바라는 전환기에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 시점에서 서울시민들이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수장(首長)으로 박원순 후보를 선택한 것은 작지 않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와 정치·경제의 큰 전환기를 맞은 지금 박원순 시장 당선자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거워야 한다.  


지난 10월 17일 탈북단체 대표자들은 전체 2만 3천 탈북자들의 의사를 대변해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에게 안보 및 대북관에 대한 공개질의를 보낸 바 있다. 서울시장은 수도방위의 파수꾼일 뿐만 아니라 주요한 안보 및 대북 이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물이다. 서울시장 유력 후보의 안보관과 대북관에 적지 않은 하자를 발견하면서 탈북자들은 이 문제를 그냥 넘길 수 없었다. 


우리는 아직 질의에 대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굳이 이 시점에서 당장 답변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박원순 시장이 앞으로 서울 시정을 이끌며 우리가 보낸 질문에 대한 답변을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당시 탈북단체 대표들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2만 탈북자, 제3국을 떠도는 수십만의 탈북자, 북한에서 신음하고 있는 2천 3백만 동포에게 이 문제는, ‘생(生)과 사(死)’를 가르는 근본 문제이며 나아가 7천만 겨레 전체의 명운이 걸린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 사회에서 종북 물결은 시간이 갈수록 더 거세지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 법정에서 ‘김정일 장군 만세’가 외쳐진 마당에 광화문 네거리에서 이런 일이 재현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그런데도 박 당선자는 “‘김일성 만세’라고 부르면 어떻게 하느냐는 우려는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말했다.


박 당선자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2004년 9월 24일)에서 “대한민국에서 사상의 자유의 한계는 김일성 찬양에까지 이른다”면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했다. 표현의 자유를 교조적으로 해석하는 경우라고 보는데 서울시장으로서는 부적절한 사고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이 존재하지 않으면 표현의 자유는 구걸도 할 수 없다.


또한 박 당선자는 시장 후보시절 여전히 ‘국가보안법 폐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발언을 한 바 있다.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김일성·김정일 세습독재의 개인우상화체제에서 신음하다가 목숨을 걸고 탈출한 사람들이다. 독일이 나치즘의 부활을 막기 위해 단호한 처벌을 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여기는지 묻고 싶다. 북한 수령독재는 그 속성만 보면 나치즘보다 더 극단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북한의 체제와 이념을 추종하거나 적극 선전하려는 행동을 방관하라는 것은 일종의 무책임이라고 볼 수도 있다.


대한민국 헌법은 공산당을 포함한 반국가적인 계급정당의 존재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현실은 종북정당이 활개친다. 박 당선자의 선거도 종북정당이 곁에서 도왔다. 때문에 “대한민국이 김일성 찬양의 자유까지 허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에 대한 탈북자들의 우려는 과장된 것이 아니다.


또한 박 당선자는 친북좌파의 네트워크와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쉬운 문제는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일고 있는 북한 인권 이슈부터 관심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 최근 ‘통영의 딸’ 신숙자 씨 모녀를 구하자는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 모녀는 재독교포 공작원 김종한과 윤이상 등의 회유에 넘어가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비인간적인 삶을 25년이 넘게 강요당하고 있다. 그런데 박 당선자는 이들과 故 윤이상 처 이수자, 송두율 등을 민주인사, 통일인사로 추앙하고 귀국시키기 위해 2004년 ‘해외 민주인사 명예회복과 귀국 보장을 위한 범국민 추진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았다. 박 당선자는 민주인사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친북활동을 정당화 한 인사들뿐만 아니라 이들에 의해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어둠에 잠겨버린 혜원, 규원양을 구출하는 운동에도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박 당선자는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분명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 과거와 같이 보수파들의 정치공세라는 식의 진영논리로 북한인권 문제를 본다면 외눈박이 물고기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유엔과 EU가 김정일 정권을 공격하기 위해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2만 탈북자들은 북한 인권 실상에 대한 직접 증거나 마찬가지다. 탈북자들은 목숨을 걸고 탈출하고 그 과정에서 가족과 동료가 두만강과 머나먼 동남아 메콩강에서 수장되는 것을 숱하게 보았다. 이 시간에도 이러한 참상은 계속되고 있다. 박 당선자는 취임 이후에라도 탈북자들을 직접 만나 북한 현실과 정착과정의 애로를 직접 들어볼 필요가 있다.


박 당선자가 구시대적이고 친북적인 대북관과 안보관을 유지한다면 서울 시민들의 기대는 머지않아 우려와 불안으로 바뀔 것이다.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김일성 만세를 외쳐도 전혀 제재를 받지 않고, 인터넷과 트위터에서는 종북활동가가 득세하고, 천안함이 이명박 정부 책임이라며 국론이 분열되고, 북한이 대남매체를 통해 우리 젊은이들에게 반값 인생을 위해 세종로와 태평로를 점거하라고 선동한다면 시민들이 불안해하지 않을 수 없다. 민심은 변덕스럽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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