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 유족 “부검 전 시신확인 국과수가 거부”

금강산 관광 도중 북한 초병의 총격으로 사망한 고(故) 박왕자씨의 유족은 13일 “부검 전에 (고인을) 보려고 했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거절해 결국 부검이 끝난 뒤에 병원에 와서야 얼굴만 확인했다”고 말했다.

아들 방재정(23) 씨는 이날 빈소가 바련된 서울아산병원에서 “부검을 하고 싶지 않았는데 국과수에서 그래야 억울한 사정이 밝혀지고 나중에 다른 얘기가 안 나올 것이라며 그렇게 쉽게 넘어가지 말라고 얘기했다. 그래서 가족이 부검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재정 씨는 이어 “너무 당황스러웠기 때문에 국과수에서 겪은 일이 100%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국과수에서 부검실에 가족 입회를 못 하게 했다”면서도 “가족들은 부검 전에 (어머니 시신을) 보는 걸 요구했었다가 거절당했고 부검에 입회하고 싶다고 따로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 씨의 언니(55)도 “가족들 중 아무도 부검하는 모습을 보지 않았고 국과수 측에서 유족들에게 부검실에 들어오라고 얘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씨의 남편 방영민(55) 씨는 “부검 전에 보겠다고 했는데 거절당했다”며 “국과수에 부검실에 입회하게 해달라고 별도로 요구하지는 않았고 국과수에서도 부검에 입회하겠냐는 말을 (유족에게) 물어보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장례 일정을 묻는 질문에 재정 씨는 “사실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북한 발표 밖에 없다. 어머니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아무것도 모르는데 어떻게 보내드리느냐”며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재정 씨는 북한 측의 태도에 대해서도 “가해한 쪽에서 피해자 쪽에게 사과하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또 “만약 어머니가 (북한의 주장대로) 불법적으로 넘어갔다면 궁극적인 책임은 바로 현대 아산에 있다”며 “관광객이 금지 구역에 넘어가는 것을 막지 못했던 것이니 (주의사항을) 주지시키지 못한 게 확실하다. 그리고 그런 걸 보고 넘어갈 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에 대해서는 조속한 시일 내에 진상 규명을 철저히 해 줄 것을 요구했다.

재정 씨는 “총리도, 통일부 장관도 (빈소에) 와서 말했지만 철저히 조사해 모든 것을 밝히겠다는 발언에 대한 행동을 보여줬으면 한다. 그런 말도 힘이 되지만 안심하고 정부를 신뢰할 수 있게 조속히 진행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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