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직 향군회장 `작심한듯’ 대북공세

대표적 보수단체인 대한민국 재향군인회(향군) 박세직(朴世直) 회장이 25일 마치 작심이라도 한 듯 북한에 대한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특히 그의 대북공세는 정부 대표로 한명숙(韓明淑) 총리까지 참석한 가운데 서울 장충동체육관에서 열린 `6.25전쟁 제56주년 기념식’에서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박 회장은 우선 “750만 향군 회원 일동은 아직도 적화통일의 야욕을 저들의 헌법과 노동당 규약에서 지우지 않고 있는 북한 당국에 촉구한다”며 포문을 연 뒤 “민족공멸을 자초하는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놀음을 중단하고 국군포로와 납북자 조기송환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정권이 바뀌면 남한이 불바다가 된다고 협박하며 내정간섭을 하는 안경호를 처벌할 것”을 주장, 최근 6.15 민족통일대축전에 북측 민간 대표단장으로 참석했던 안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안 서기국장은 지난 10일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개성공단 건설과 금강산 관광 등이 중단되고 “남녘땅은 물론 온 나라가 미국이 불지른 전쟁의 화염속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발언,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 같은 박 회장의 강도 높은 대북 공세에 기념행사에 참석한 향군 회원은 물론, 6.25 참전용사들 사이에서는 수 차례에 걸쳐 “와…”하는 함성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예년의 6.25전쟁 기념행사에서도 수많은 대북 촉구와 주장이 있었지만 북한 `미사일 정국’에서 이뤄진 이날 박 회장의 발언은 유난히 강도가 높아 보였다.

박 회장의 공세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우리 정부 당국에도 건의한다며 “자주를 가장한 반미주의자, 민족을 위장한 친북주의자, 통일을 빙자한 위장 평화론자들에게 엄중한 경고와 강력한 제재를 건의하다”고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였다.

표현은 우리 정부 당국에 대한 `건의’였지만 듣는 사람에 따라 강한 불만의 표시로도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육사 12기로 수도경비사령관을 지내고 1982년 육군 소장으로 예편한 뒤 국가안전기획부장(현 국정원장) 등 5, 6공 정권에서 요직을 거친 박 회장이 지난 4월 향군회장에 취임할 당시 향군의 보수적인 색체가 더욱 짙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일었었다.

박 회장은 취임 당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고 국가안보를 저해하는 행위나 이를 자행하는 집단에 대해 강력 대처할 것”이라며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를 위해 향군이 국가안보의 `제2 보루’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회장의 이날 대북 공세는 이 같은 관측이 현실로 표출된 것으로, 향군의 보수적 색채가 앞으로 더욱 분명해질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군이 주관하고 국가보훈처가 후원한 이날 행사에 정부 대표로 참석한 한 총리는 이 같은 박 회장의 공세에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박 회장의 대회사에 이어 기념사에 나선 한 총리 역시 북핵 및 미사일 문제를 언급했지만 `단호하면서도 절제된’ 모습을 보였다.

한 총리는 “북핵 문제는 우리 안보의 최대위협이자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핵심 현안”이라며 북한의 조속한 6자회담 복귀를 촉구했다.

한 총리는 또 “북한은 미사일 문제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의 우려를 충분히 인식하고 이를 조속히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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