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28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핵을 포기해도 당신 정권은 안전하다’는 국제적 보장이 부여되지 않으면 그는 핵 포기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유럽연합 상공회의소(EUCCK) 초청 오찬에 참석, “김 위원장은 동유럽 개혁.개방 과정에서 국가 수장이 비참한 종말을 맞는 것을 누구보다 똑똑히 봤기 때문에 핵을 포기하는 한, 북 정권이 종말을 맞을 것이라는 인식이 머릿속에 깊이 박혀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은 아마 매우 어렵더라도 핵을 유지하려고 할 것이며 이것이 북핵 문제의 본질”이라고 지적하고 “이런 기본 인식을 갖고 북핵 문제를 다루지 않으면 6자회담을 아무리 오래 해도 큰 성과를 거두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오찬에 이어 열린 EU의회 대표단과의 간담회에서 대북정책과 관련, “과거 소련식의 전면적 개방이 아니고 중국식의 특구를 통한 부분적 개방을 제안한 상태로 이런 요구는 북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의 단계적인 것”이라고 소개했다.
임 의장은 “종전 정부와 다른 점은 북도 남측의 요청을 전향적으로 받아들이는 가운데 남북간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하자는 것”이라며 “일대일 상호주의는 아니더라도 북도 좀 더 진전된 태도를 갖도록 하는 포괄적 상호주의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에 북과의 대화가 잠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섬에 따라 북이 대남정책 담당자를 대폭 교체하고 남도 담당자가 바뀌어 나타난 과도적인 현상이지만 군사실무회담 등 남북 당국자 대화가 이제 시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희태 대표는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관련, “연내 타결을 목표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안 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그러나 협상이란 것이 양손이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일인 만큼 EU의 적극적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 정책위의장도 “최근의 금융위기는 한국 정부에 개방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케하고 있다”면서 “가급적 많은 국가와 조속히 FTA를 타결하는 것이 정부.여당의 기본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상품.서비스 양허 수준 등 협상 쟁점에 대해 실무적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면 논의의 지위를 격상, 마지막 타결을 시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정부에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