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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길·백낙청·리영희 교수 등을 겨냥, ‘진보지식인 실명비판’은 연재해온 뉴라이트 사상·이론지 시대정신이 이번에는 박노자 노르웨이 국립오슬로대학 한국학과 교수를 도마 위에 올렸다.
김재호 전남대 교수가 ‘서구와 근대를 금수(禽獸)로 거부했던 위정척사파의 시선’이라는 논문에서 박 교수의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그를 비판하고 나선 것.
김 교수는 우선 “박노자는 자신을 마르크스주의 사회주의자라고 밝히고 있다”면서 “그의 자본주의에 대한 혐오는 지극한 것으로 2002년 겨울에 모스크바에서 296명이 동사한 사건을 두고 ‘국가의 이데올로기적 기구에 의한 자본주의적 세뇌’에 기인한 것이라고 진단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의 모든 근대화는 자본주의의 착취와 제국주의 수탈의 강화 과정이고 제국주의를 닮아가는 내면화 과정’이라고 규정한 박 교수의 주장에 대해 “그에게 근대는 곧 폭력의 시대”라며 “한국 근현대사를 보는 그의 시각은 한마디로 말하면 총체적 부정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박노자는 처음부터 아예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는 ‘외피’라고 제쳐 놓고 있으며, 북한이 ‘병영식 사이비 사회주의’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사회주의이기 때문에 우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개인의 사적 소유가 보장되는 시장경제에 입각한 자본주의 체제와, 사적 소유를 부정하고 지령으로 작동하는 사회주의 체제가 아무런 차이도 발생시키지 않는지 알고 싶다”고 의문을 제기한다.
박노자 교수에게 나타나는 두드러진 사상적 성향은 민족주의와 국가주의에 대한 혐오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민족과 국가에서 자유로운 ‘개인’의 회복을 주장한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먼저 “박노자가 그렇게 높이 평가하는 개인주의야말로 그가 그토록 혐오하는 근대의 산물이 아닌가”라며 반문하면서, 다양한 근거를 들어 박 교수의 주장에 모순이 존재함을 비판하고 있다.
특히 ‘민족주의는 근대국가 수립과정에서 형성된 인위적 구성물이며 타민족, 비국민을 배제하고 억압하는 폭력성을 본질로 하고 있다’는 박 교수의 주장에 대해 “그의 민족주의 비판은 일견 매우 철저한 것처럼 보이지만, 앞에서 쫒아낸 민족주의를 뒷문으로 불러들이는 것처럼 보인다”며 그 이중성을 꼬집는다.
그 이중성이 드러나는 대목은 박 교수의 반미성향과 북한에 대한 인식.
김 교수는 “박노자의 미국에 대한 증오는 도가 지나쳐서 미국자체를 악마화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인종주의를 스스로 내면화하고 있지 않은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평가한다.
이와 함께 박 교수가 ▲해방 이후의 한국사회를 비판할 때 자립적인 민족경제를 경제를 수립하지 못하였다는 점을 끊임없이 비판하고 있는 점 ▲분단 극복이 안 되면 근대성이 성취되지 않는다는 ‘분단체제론’을 주장하는 점을 들어 박 교수 ‘반민족주의’의 한계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