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통일대박’을 선언했다. 분단국 국민을 향해 통일의 당위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옳은 구상이었다. 이어 통일대박은 3월 28일 박 대통령의 독일 방문을 통해 재확인되었다. 동독 작센주 주도 드레스덴(Dreseden)에서 국제사회를 향해 통일구상을 선언한 것이다. 이 선언에서 박 대통령은 첫째 남북 주민의 인도적 문제해결, 둘째 남북 공동번영을 위한 민생 인프라 구축, 셋째 남북 주민 간 동질성 회복을 위한 일들을 추진해 나갈 것을 밝혔다.
하지만 북한은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에 대해 ‘2015통일대전’으로 응수하며 빗장을 더욱 강하게 걸어잠갔다. 박 대통령에 대한 폭언도 도를 넘는 수준이다.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Spiegel)은 2014년 4월 27일자에서 오바마는 포주(Zuhaelter), 박근혜는 매춘부(Hure)라고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북한의 반응은 통일대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통일된 체제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포기한다면 통일대박은 불가능하다. 천문학적 대북지원을 하고 민생 인프라를 구축해 줘도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은 수용할 수 없다는 의미다.
통일대박은 작년 DMZ평화공원구상과도 모순이다. 굳이 이야기 하자면 전자는 통일정책이요, 후자는 대북정책이다. 현 정부는 이 모순된 정책을 되풀이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대북정책의 목적은 분단의 평화적 관리이고, 통일정책의 목적은 통일은 물론 통일된 한국의 선진화와 경제대국화다. 즉 통일대박이다. 대북정책의 파트너는 김정은이지만 통일정책의 파트너로 김정은은 기피대상 1호이다.
대북교류협력 사업, 이산가족 문제, 탈북자 및 인권사안 등은 분단의 평화적 관리를 위한 것이며 북한 김정은 정권을 무시하고는 사업을 성사시킬 수 없다. 하지만 통일 파트너로 김정은을 선택한다면 통일한국은 반목과 불신, 테러와 내전으로 이어져 ‘통일쪽박’이 될 것이 너무도 분명하다.
참고로 서독 헬무트 콜 총리가 1989년 12월 18일 드레스덴에서 동독주민을 향한 연설은 평화, 자유, 민족자결 3가지만 강조했다. 통일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으면서도 통일의 초석을 다진 연설로 평가받고 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