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벨기에서 한국전 참전용사 위무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가 24일(현지시각) 벨기에에서 한국전 참전 기념탑에 헌화하고, 참전용사였던 전 국방장관의 미망인을 위문하는 것으로 대표직 사퇴후 첫 해외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벨기에 북동쪽에 위치한 리에주를 찾아 모로 드 멜렌 전국방장관의 미망인인 자클린 드 라렝 여사(95)를 위문했다.

지난 2002년 별세한 멜렌 전 장관은 1950년 한국전 당시 국방장관이자 상원의원 신분으로 물자만 지원하려 했던 벨기에 정부 방침에 강력히 항의해 파병에 기여했으며, 의원은 파병군에 참여할 수 없도록 규정된 법령까지 개정해 한국전에 참전했던 일화가 밝혀져 박 전 대표의 관심을 끌게 됐다.

그는 회고록에서 2차대전 당시 벨기에가 미국의 도움으로 나치 독일로부터 해방된 빚을 갚는 취지에서 한국전에 참전해 미국을 도와야 한다고 결심했다고 참전강행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자클린 여사는 “(남편이) 50세의 나이에 장관직을 그만두고 참전한 것이어서 상당히 특별한 케이스였다”면서 “한국전에 참전하기 위해 공수부대에서 몇달동안 훈련도 받았으며, 임진강 전투에서 전공도 세웠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95세의 고령에도 불구, 기억력이 너무 좋고 말도 잘해 박 전대표를 놀라게 한 자클린 여사는 “한국이 세계 11위 경제 강국이 된 것도 그러한 희생과 도움 때문으로 감사드린다”는 박 전대표의 말을 받아 “한국은 번영했는데 북한은 잠잠해 졌느냐”고 묻는 재치도 보였다.

박 전대표는 “6.25 전쟁은 종전된 것이 아니라 휴전된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도 진행중이며, 현재 북한과는 핵문제로 대치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멜렌 전 장관과 같은 한국전 참전의 숨은 영웅들이 우리 국민들에게도 잘 알려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자클린 여사는 최근 모로코에서 EU 대표부 1등서기관으로 재직하던 외손녀 부부가 자택을 침입한 강도에 피살되는 불행한 일이 발생했음에도 불구, 박 전 대표의 방문 요청을 기꺼이 받아들였다고 박 전대표측이 전했다.

앞서 박 전대표는 오전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 있는 한국전 참전 기념탑을 찾아 헌화하고 반 카우베라르트 참전용사회 회장 등 참전용사 대표들과 덕담을 나눴다.

최근 한국을 갔다왔다는 한 참전용사가 “너무나 달라진 한국의 발전상을 보고 너무 기뻤다”고 말하자 박 전 대표는 “한국전에서 희생되신 분들과 참전용사님들이 계셔 오늘의 한국이 존재하고, 저도 이처럼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카우베라르트 회장이 “난관을 극복하고 오늘의 엄청난 경제발전을 이룩한 것은 한국민들의 용기와 노력 때문”이라고 치하하자 박 전 대표는 “한국도 자유민주주의를 잘 지켜나가고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여러분들의 소중한 희생과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전대표는 25일 오후에도 참전용사 대표들을 브뤼셀의 한식당으로 초청, 만찬을 베풀며 격려할 계획이다.
벨기에는 한국전쟁 당시 보병 1개 대대 3천500명이 참전해 106명이 전사했으며, 현재 참전용사 중 생존자는 1천400명이고 이중 800명이 참전용사회에 가입해있다.

이날 방문에는 당 소속 김기춘(金淇春) 최경환(崔炅煥), 심재엽(沈在曄) 의원 등이 함께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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