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북관 `전향적’ 변화하나

미국을 방문중인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가 12일(현지시간) ‘원칙있는 포용정책’에 대해 언급, 그의 대북관이 전향적으로 변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초청 강연에서 “만약 제가 (대통령으로서)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책임을 맡게 된다면, 지금까지 주장한 대로 원칙있는 포용정책(engagement policy)을 전개하려 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가 그동안 대북 포용정책과 관련해 당내 대권주자들 가운데 가장 부정적이었던 만큼 이날 ‘포용정책 자체에 대한 원칙적 계승’을 거론한 것은 입장 변화가 엿보이는 대목이란 평가다.

한 측근 의원은 “포용정책에 대한 원칙적 찬성이라는 말보다 원칙있는 포용정책이라는 말이 더 전향적으로 들리는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원칙있는 포용정책’이란 것 역시 박 전 대표의 기본적인 스탠스와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번에 원칙적 포용정책을 선언한 계기 가운데는 6자회담 타결로 인한 국제정세의 변화가 주요한 요인이 됐다”면서 “미국과 중국이 핵폐기 초기이행을 위해 전향적 조치를 내놓는 상황에서 박 전 대표도 앞으로 한층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이날 언급은 향후 그가 선보일 대북정책 공약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즉, ‘선 핵폐기’를 요구하며 대북지원의 중단을 주장하는 단순한 수준에서 벗어나 핵 해결 초기 단계에서 ‘퍼주기’식 지원은 보류하는 대신 북한이 ‘핵폐기’라는 원칙에 상응하는 특정한 조치를 취할 경우에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실행한다는 치밀한 논리를 형성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한 셈이다.

또 국군포로나 탈북자 문제 등과 관련해서도 ‘개혁.개방’이라는 원칙을 제시, 북한이 이러한 전반적 요구에 부응할 경우 그간 박 전 대표가 제시해 온 ‘북한판 마셜플랜’을 비롯해 동북아개발은행 및 동북아안보경제공동체 설립, 최종적으로는 ‘남북경제공동체’ 건립 등의 파격적 제안들을 성사시켜 나아가는 등의 구체적 대북비전을 만들어 갈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박 전 대표가 이날 강연에서 한.미FTA(자유무역협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한 것과 관련, 캠프 관계자는 “FTA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입장은 기본적으로 찬성이지만 농업 부분에 대해서는 신중하자는 것이다. 다른 주자들 역시 같은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차별화’ 행보가 아니냐는 일부의 시각을 부인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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