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의 일등공신은 ‘먹튀’ 이정희”

이정희 통합진보당 전 대선후보가 대선 기간 열린 TV 토론에서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며 박근혜 당선인에 대한 거센 비난 공세를 펼쳤지만, 오히려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어 내는 등 박 당선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전 후보가 TV 토론에 참석해 박 당선인 ‘저격수’를 자청하며 공세를 퍼부었지만 ‘남쪽 정부, ‘실용 위성’ 등의 종북발언으로 이번 대선에서 보수층의 결집을 가져왔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보수 성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50·60대 투표율이 각각 89.9%, 78.8%로 1, 2위를 차지했다. 50대에서는 박 당선인이 62.5%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37.4%의 문 후보를 25.1%포인트 차이로 제쳤고 60대에서는 격차가 44.8%포인트까지 벌어져 박 후보의 당락을 결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진보 성향이 강한 20대와 30대에서도 박 당선인의 지지율이 각각 33.7%, 33.1%로 비교적 높게 나타나, 이정희 등 진보당의 종북적 성향이 젊은이들로 하여금 보수적 성향을 갖게 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와 함께 TV 토론에서 이 전 후보가 박 당선인만을 공격하면서 상대적으로 문 후보에 대한 존재감이 떨어지고 박 후보가 부각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전 후보 때문에 문 후보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부각시키기 데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 전 후보가 문 후보에게는 공세를 취하지 않거나 비교적 유대감을 보인 것도 “문재인과 이정희가 한통속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현재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는 “이번 박근혜 당선의 일등공신은 아무래도 먹튀 이정희”(cupid3894) “이정희가 박근혜 후보 반드시 떨어뜨린다는 말에 열 받았는데 자기 맘대로 국민들을 선동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아주 통쾌하네요. 적과 내통하는 자들은 간첩이고, 동조하는 자들은 반국가 범죄자들이니 모두 뿌리를 뽑아야 합니다”(@kyk060) 등의 비판도 나온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보수층들은 TV 토론에서 이 전 후보가 보여준 예의 없는 행동과 비교적 차분하게 대처하는 박 당선인의 모습을 보면서 꼭 투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라면서 “진보당이 이후 민주통합당에 어떻게든 연대의 손을 내밀 것이지만 이번 계기로 민주통합당도 ‘종북’의 실체와 여론을 깨달았기 때문에, 진보당은 외톨이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