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자노프 러 외교아카데미 부원장 인터뷰

“일단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이행하는 과정에서 아직 변수가 많다”

예브게니 바자노프 러시아 외교아카데미 부원장은 2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막을 내린 제 4차 6자회담 결과에 대해 이같이 표현했다.

바자노프는 “4차회담에서 공동성명을 채택함으로써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전기를 마련한 것은 분명하지만 완전한 성과를 얻기에는 아직도 갈길이 멀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나 미국 등 회담 당사국들이 공동성명 취지에 따라 각자 이행과제들을 얼마나 성실하게 이행하는가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의 최종판이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공동성명을 채택하는데 미국측의 양보가 있었으며 ’핵폐기 대(對) 보상’이라는 일괄타결 원칙이 무난하게 공동성명에 적시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바자노프는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 4주년’을 기념해 서울에서 열린 국제토론회에 러시아측 대표로 참가할 만큼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전문가로 부인도 동방학연구소에서 한국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다음은 바자노프와 일문일답.

–공동성명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해달라.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권을 놓고 미국과 북한이 팽팽하게 맞섰는데 미국이 막판에 큰 양보를 한 것 같다. 북한의 평화적인 핵 이용권을 회담 당사국들이 존중한다는 것과 북한의 조속한 핵무기비확산조약(NPT) 복귀, 대북(對北) 에너지 지원 등 그동안 논의됐던 사항들이 대체로 무난하게 공동성명에 담겼다고 본다.

–미국이 큰 양보를 했다면 그 이유는 뭔가.

▲미국도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자 애썼지만 계속 막다른 상황에 처하면서 회담 성과를 내려는 다른 당사국들로부터 압력을 느꼈을 것이다. 또 미국 정부가 적대시해온 이란, 이라크에 대한 외교정책이 실패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 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러시아의 제안이 공동성명에 담겼다고 보는가.

▲러시아 정부는 ’핵 프로그램 폐기 대(對) 실질적 보상’이라는 일괄타결 방안을 고수해왔는데 공동성명은 이에 충실하다고 볼 수 있겠다.

–아쉬운 점은 없나.

▲공동성명은 행동방향을 설정한 것이기 때문에 각국의 구체적인 의무사항을 담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동성명에서 크게 지적할 만한 아쉬운 점은 없다. 다만 북한이 요구하는 경수로 건설에 대해 당사국이 적절한 시기에 그 제공 문제를 논의한다고만 밝혔는데 좀더 구체적으로 명시했으면 좋을 뻔했다. 하지만 공동성명 채택을 위해서는 상호 마찰요인이 되는 부분은 덮어둘 수도 있다고 본다.

–앞으로의 과제는.

▲이번 공동성명은 말그대로 선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4차회담에서 공동성명을 채택함으로써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전기를 마련한 것은 분명하지만 완전한 성과를 얻기에는 아직도 갈길이 멀다고 본다.

예컨대 북한이나 미국 등 회담 당사국들은 모두 공동성명을 토대로 각자 이행해야 할 과제와 일정이 확정될텐데 얼마나 성실히 이행하는가가 관건이다.

북한은 특히 지난 10여년동안 NPT 탈퇴, 핵무기 보유 선언 등으로 국제적 합의를 수차례 깬 전력이 있다. 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미국의 침공을 가장 두려워하는데 미국이 향후 강압적인 태도를 재차 보일 경우 북한은 또다시 핵무장을 선언할 수 있다. 개인적으론 김 위원장을 변덕스런 인물로 평가하는데 그가 얼마나 오랫동안 공동선언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모스크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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