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협 결성 어느덧 10년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민간차원의 통일운동 상설협의체를 표방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다음달 3일 결성 10주년을 맞아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그때와는 달라진 여건 속에서 결성 본래의 뜻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치는 활동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민화협은 이를 위해 내달 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념식과 후원의날 행사를 함께 열어 10주년을 자축하는 데 이어 10월엔 ‘한반도 평화와 국제협력’을 주제로 국제학술회의(21~23일)와 ‘북한 나무심기 지원을 위한 원-코리아 마라톤대회(26일)’도 가질 예정이다.

민화협은 민간 차원에서 남과 북의 화해협력과 평화통일을 위한 일을 하는 200여개의 정당.종교.시민사회 단체가 모여 1998년 결성됐다.

당시 통일부는 8.15행사를 앞두고 경실련통일협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사회.종교.문화.통일 분야의 18개 단체로 구성된 ‘민족의 화해.평화.통일을 위한 대축전 남측본부’에 정당과 보수단체가 포함돼 있지 않은 점을 들어 진보와 보수단체간 간담회를 주선해 양측이 참여하는 통일운동 최대 규모의 민화협이 출범하게 됐다.

민화협 활동 목표는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민족화해의 추구’, ‘통일문제에 대한 국민적 합의 도출’, ‘민간 통일운동의 활성화’ 3가지.

참여단체가 많다 보니 현재 지도부는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대표 상임의장을 비롯해 문희상(민주당) 국회 부의장, 정병국(한나라당) 의원, 이창복 전 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 상임의장, 김화중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 강달신 대한민국상이군경회장, 남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 등 부문.직능을 대표하는 성격의 상임의장만도 8명에 이른다.

민화협은 지난 10년간 남북교류.협력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면서 남북관계 개선과 남북관계를 둘러싼 남남갈등 완화에 일조해왔다.

민화협측은 7일 “통일에 대한 견해 차이로 대립했던 각계 각층이 함께 어울리고, 소통해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민화협 결성은 우리 통일운동사에서 큰 전환점이 됐다”고 자평했다.

정세현 대표의장은 “민화협은 남북관계가 잘 됐을 때도, 경색 또는 정체됐을 때도 변함없이 민간 차원에서 교류협력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해 왔다”며 “요즘처럼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는 역할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장은 “민화협의 출범은 대북 교류협력에서 진보와 보수가 함께 한다는 측면에서 ‘남남 갈등’을 완화시켰고, 지난 10년동안 꾸준히 활동의 폭을 넓혀왔다는 점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운식 민화협 사무차장은 “참여단체 사이에 성향.직능별로 적극적인 단체와 소극적인 단체로 구분되는 경향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런 과정에서 “적극적 단체를 중심으로 민화협을 운영해가려는 ‘관성’이 있었던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고 민화협의 앞으로 과제를 스스로 제시했다.

그는 “앞으로 참여단체들 사이에 더욱 충실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협의체의 기능을 강화하고, 상임의장.공동의장 회의도 형식적 추인기구가 아니라 실질적 토론이 이뤄지는 의사결정 기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학술부문 참여단체의 한 관계자는 자신들 단체가 개별적으로 북한과 접촉하기 힘들어 민화협을 통해 북측과 교류.접촉하고 있지만 “이제까지 민화협 행사는 이념이나 통일운동 중심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서 참여하면서도 ‘겉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앞으로는 더 내실있는 교류가 많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연철 소장은 “이념적 갈등을 뛰어넘은 ‘초당적 협력’을 할 수 있는 조건이나 환경이 열악한 현실에서도 민화협이 잘 활동해온 편이지만 이 부분은 앞으로도 여전히 과제”라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