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 승리 南시위 전하면서도 김정은 맘 편치 않을 것”








▲북한 노동신문은 13일 전날 광화문 등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시위 소식을 대대적으로 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이 13일 조선중앙방송과 노동신문을 동원해 전날 서울 광화문 등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 소식을 대대적으로 전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한국 정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6면에 ‘박근혜는 항복하라, 민중이 승리하는 래일(내일)을 만들 것이다’는 제목의 글과 함께 전날 일어난 촛불집회 사진 10여 장을 게재했다. 서울 등지에 군중 110만 명이 모였다고 주장하는 등 과장된 부분도 있지만, 만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북한이 신문 한 면에 걸쳐 한국 소식을 전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그렇다면 김정은과 북한 주민들은 한국 내 대규모 집회 상황을 지켜보며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우선 대북 강경책을 펼쳐온 현 정권이 위기를 맞았다는 점에서 김정은에게는 대남 적화통일 전략에 호재(好材)라고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군 출신 고위 탈북민은 데일리NK에 “김정은에게 있어 박근혜 정권은 그야말로 ‘숙적’이나 다름없었는데, 지금처럼 박 대통령이 한국 내에서도 수세에 몰린 상황은 곧 김정은에게 그 어느 것보다 좋은 체제 결속 요소가 될 것”이라면서 “김정은으로서는 북한 주민들에게 대남 적대 의식을 주입시킬 명분이 생겨 의기양양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도 “핵무기도 갖췄겠다, 상대방(남한)도 완전히 콩가루 상태가 됐겠다 싶으니 김정은은 기고만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아마 이번 사태를 대남 전술의 기회로 삼으면 적화통일도 머지않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국민이 자발적으로 대규모 시위를 조직, 국가 최고 통수권자의 퇴진을 요구하는 장면이 김정은에게는 ‘말 못할’ 공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광인 코리아선진화연대 소장은 “독재자일수록 민심의 방향에 굉장히 민감할 수밖에 없다”면서 “김정은 역시 박 대통령의 상황을 자신에게 대입해보면 그저 희희낙락해 하진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최고 지도자(김정은)에 대한 기대가 거의 사라진 지 오래인 만큼, 노동신문의 선전이 먹혀들어가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오히려 주민들에게 ‘한국은 자유의 국가’라는 의식을 심어주는 역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위 탈북민은 “한국 드라마나 영화, 라디오 방송 등을 접했던 주민이라면 오히려 최근의 집회가 ‘남한은 시위의 자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라는 걸 재확인시켜주는 것임을 알게 될 것”이라면서 “북한이 아무리 ‘남조선(한국)은 썩었다’고 주장해도 그것을 곧이곧대로 믿는 주민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도 “북한 지도부 중에는 한국 사회 내 대규모 시위 장면을 보며 (권력에 대항하는 것 등의) 새로운 생각을 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일반 주민들 중에 시위 장면을 보며 ‘저것이 자유다’ 등을 인지할 수 있는 사람은 아직까지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 당국도 ‘남조선 인민들이 봉기하고 있다’는 정도만 보여줄 뿐 시위의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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