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쟁이냐, 평화냐’ 공세에 한나라 압살

6.2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텃밭인 호남 3곳을 비롯해 인천과 강원, 충남·북 등 7곳에서 승리했다. 반면 선거 전 압도적인 격차를 보였던 각종 여론조사에 따라 대승을 자신했던 한나라당은 서울, 경기 등 6곳에서의 승리에 그쳤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나라당의 ‘북풍 몰이’를 선거패배의 한 요인으로 꼽았다. 천안함 사건에 따른 야권의 ‘북풍’, ‘전쟁이냐, 평화냐’ 주장이 표심을 뒤흔들었다는 평가다. 당초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됐던 여당의 ‘안보 공세’가 오히려 ‘역풍’으로 돌아왔다는 지적이다.


강원식 관동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데일리NK와 3일 통화에서 선거결과를 ‘북풍’에만 염두에 둔다고 전제한 뒤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진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나타냈다”며 “정부와 국민들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문제가(선거 결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교수는 “한국 내 남남갈등의 문제가 심각하다”며 “여권이 야당의 반대를 위한 반대를 간과한 것이 아니냐. 야권이 ‘전쟁이냐, 평화냐’고 물을 때 여권이 ‘전쟁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하지 못한 것이 최대 실수”라고 꼬집었다.


최창렬 인하대 교수도 “민주당의 ‘전쟁이냐, 평화냐’ 선거 전략이 통한 것 같다”며 “한나라당의 텃밭이었던 강원도에서 민주당이 이긴 것은 도민들이 전쟁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민군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조사발표와 24일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서의 강력한 대북제재 방침에 여당은 전폭적인 지지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야권은 조사발표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안보불안과 전쟁위기론을 집중 부각시켰다.


이에 따라 국민 30%가량은 조사단의 조사발표를 믿지 않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조사결과 발표 일자가 선거 개시일인 점도 집중 부각되면서 정부와 여당이 ‘북풍’을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일파만파(一波萬波) 확산됐다.


결국 야권의 ‘북풍’ 주장이 각종 ‘음모설’과 ‘의혹’ 등과 맞물리면서 반(反)여당 분위기를 형성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과거 ‘북풍’으로 선거를 유리하게 이끌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결과는 실패로 귀결됐다. 2007년 대선 직전 노무현 정권은 남북정상회담 카드로 정권 재창출을 기대했지만, 5백만 표라는 압도적인 차이의 패배로 이어진 바 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견제론도 이번 지방선거 결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간평가’ 성격의 이번 선거에서 ‘정부 심판론’ 바람이 불었다는 주장이다.


최 교수는 “안보문제 이외에 한나라당이 잘못했던 것들이 부각됐다”며 “천안함에 가려졌던 세종시 문제나 4대강 사업이 표면에 드러나며 정권견제 심리가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박효종 서울대 교수도 “안보문제에 있어 여야의 주장이 다를 수 있지만 현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라는 것이 더 크게 작용한 것 같다”며 “천안함 사건 이전 한나라당이 독주한 것에 대한 평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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