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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천(사진) 전 의원이 3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출됐다. 선출 직후 박 대표는 ‘민주당 자강론’과 ‘독자 후보론’을 들고 나오며 대통합신당 논의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박 대표의 적극적인 태도에 따라 그 동안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범여권 통합논의가 한층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통합의 주도권을 둘러싼 정파간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지루한 탐색전이 계속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박 대표는 4일 CBS 뉴스레이다에 출연,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당대당 통합, 통째로 합치는 통합, 이것을 반대할 뿐”이라며 “민주당을 중심으로 중도개혁세력이 결집 돼, 강력한 중도정당으로 출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고, 강력한 중도개혁정당으로 발돋움한 이후 대선후보 경선을 하겠다”며 “타 정파에서 후보가 나온 이후, 12월 전후 우열이 현저히 판가름이 날 때 후보 단일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우선은 각 당의 후보가 독자행보를 하다가 다음에 단일화로 가는 그런 순서가 낫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의 구상은 일차적으로 민주당 중심의 ‘중도정당’을 건설하기 위해 국민중심당, 탈당파, 재야 인사 등을 적극적으로 영입해 외연확대를 꾀하겠다는 의도다. 물론 이 과정에서 범여권 최대 주주(?)인 열린당과의 대화도 꾸준히 하겠지만 무리한 통합은 반대다.
열린당과의 통합을 무리하게 서두르기 보다는 독자 대선후보를 낸 뒤 대선이 임박한 12월에 열린당 후보와 단일화를 모색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이는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정몽준 후보가 여론조사로 단일화했던 방식과 유사하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대표의 이같은 구상에 대해 결국 원내 11석에 불과한 민주당이 향후 통합과정에서 지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주당이 새 지도부를 꾸리고 탈당파 흡수에 나서자 범여권 진영은 통합논의가 본격화될 것에 대해 기대감을 표하면서도 민주당 중심의 통합(자강론)에 대해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정세균 열린당 의장은 확대간부회의에서 “민주당 박상천 새 대표가 대통합 추진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통합신당모임의 전병헌 의원은 “박 대표가 정치력이 있고 나름의 정치적 경륜을 갖고 있어 원외의 인위적인 목소리를 잠재우고 대통합의 대의를 힘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했다.
반면, 김성곤 열린당 최고위원은 “국민들은 도로 민주당, 도로 열린우리당이 아닌 새로운 틀에서 신당을 만들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최재성 대변인도 “민주당이 대통합의 중요한 파트너이기는 하지만 자기 운동장으로 다 들어오라는 식의 통합은 안 된다”며 경계했다.
민생정치모임의 정성호 대변인은 “민주당 중심의 통합이 과연 민주당 내에서 어느 정도 지지를 받을 건지 의문이고 현실성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결국 대통합에는 합의하고 있지만 각 정파간 주도권 다툼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범여권의 통합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