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북정책 `냉.온 혼선’ 배경

북한의 핵실험 사태 이후 민주당의 대북정책이 냉.온탕을 오가고 있어 주목된다.

햇볕정책의 적자임을 자처하는 민주당이 북핵사태가 터지자 예상과는 달리 선명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서 한.미.일 외교 조율과 여야 정치 상황에 따라 어떤 때에는 민족공조를, 다른 때에는 국제공조를 북핵해법으로 제시하는 모습을 보인 것.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지난 10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초청 오찬에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유지하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주문했지만, 19일 긴급의원 간담회에서는 “북한을 민족적 차원에서 다룰 상대가 아니라는 게 증명됐다”고 한미공조에 무게를 뒀다.

이어 긴급 의원간담회를 기점으로 `햇볕정책 결별’ 논란이 빚어지자 한 대표는 23일 CBS `뉴스레이더’에 출연, “햇볕정책 실현방식은 국제,국내사정을 보고 완급이 있을 수 있지만 어떤 경우에든 햇볕정책의 골간이 훼손돼서는 안된다는 게 확고한 신념”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처럼 민주당이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이는 것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사이에서 독자적인 북핵해법을 내놓으려는 시도와 함께 당내 햇볕정책 보완.발전론이 상승작용을 일으킨 결과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민주당은 여당에 대해선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하는 햇볕정책을 제대로 계승하지 못해 대북정책의 실패를 가져왔다고 비판하는 한편, 한나라당의 포용정책 완전폐기 주장도 옳지 않다고 지적해왔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한편으론 여당을 겨냥, 국제공조의 필요성을 주문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나라당과의 차이를 부각시키기 위해 대북경협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엇갈린 태도를 취했다.

이와 함께 당내에서 대두되는 햇볕정책 보완.발전론과 이에 대한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 시도’ 해석도 민주당의 어정쩡한 태도에 한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 지도부는 북핵실험 이후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햇볕정책의 추진 방식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한편으로는 DJ와의 차별화 지적에 부담을 느끼는 모습도 역력하다.

원내 고위 당직자는 “누구의 그늘에서 정책을 따르고 머물러야 한다면 무슨 발전이 있겠는가”라고 말하면서도 “햇볕정책과의 결별이라는 지적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냉.온을 오가는 대북정책에 대해 당내에서는 정치상황에 따라 `눈치보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앙당의 한 당직자는 “여론에 따라 급한 불 끄듯이 움직이며 고심하는 모습을 보이기 보다는 일관된 대북정책 해법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