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바람, 왜 북한에는 불지 않냐고?

지난 12일 이집트의 민주화 운동으로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가 전격 하야했다. 루마니아를 시작해  튀니지, 이집트까지 휘몰아친 중동 민주화 열풍에 그 다음 차례는 북한 독재 권력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북한과 이집트 독재자는 ▲30년 이상 장기 집권해왔다는 점 ▲독재자 스스로 개혁이 난망하다는 점 ▲지도층들이 독재자의 심복이라는 점 ▲권력세습을 추구한다는 점 등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무바라크는 실각했고, 김정일은 건재하다. 


전문가들은 이집트와 북한의 가장 큰 차이점은 권력층과 주민 감시와 처벌이 같은 독재라도 하늘과 땅 차이라는 점이라고 말한다. 단적으로 이집트는 인터넷이 가능하지만 북한은 불가능하다. 북한이 완벽한 차단이라면 이집트는 통제 수준이다.


혁명이 성공한 이집트와 혁명의 불씨마저 드문 북한의 가장 큰 차이 3가지를 짚어봤다.


첫째는 폐쇄성이다.  


북한에서 민주화 운동을 기대하기 어려운 첫 번째 원인으로 북한 특유의 폐쇄성을 꼽을 수 있다.


이집트는 독재국가이긴 했지만 개방적이었다. 이집트에는 한해 수백만 명의 관광객들이 이집트의 역사·문화 유적을 보기 위해 방문했고 때문에 현지인과 외국인 사이의 교류가 활발했다. 이 같은 외국인과의 접촉은 현지인이 외부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트이게 한다.


이 같은 이집트의 ‘개방성’은 이집트인들로 하여금 민주화 운동의 불씨를 지키는 힘을 부여했다.


반면 북한은 자타공인 최고의 폐쇄 국가이다. 북한에서 외국인을 보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다. 외국인이 관광을 위해 북한을 방문하기도 하지만, 그 관광 구역에는 일반적인 북한 주민은 들어갈 수 없다. 외국인을 접하는데 제한적이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외부 세계를 접할 기회가 없다.  


둘째는 지배층의 정보 독점이다.


이집트 민주화 운동이 폭발하게 된 계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즉, 페이스북과 트위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집트 반정부 시위에 앞장선 ‘4.6 청년운동’은 젊은 연령층으로 구성된 조직으로 지난 2008년 페이스북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면서 ‘민주화’에 대한 의식도 함께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언론들도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SNS가 이집트 민주화 운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지난 13일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 판은 “혁명이 트위터화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 인터넷 판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를 이끌어낸 시민들은 (페이스북·트위터 같은 SNS를 통한) 말과 글을 매개로 힘을 결집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인터넷 정보 유통의 파급력을 알고 있기에 북한 김정일은 북한 내에서 정보유통을 차단하고 있다. 물론 북한에서 인터넷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 것도 아니다. 정보는 김정일을 위시한 그 측근들과 지도층만이 독점하고 있다.


이 같은 정보 독점·차단을 통한 정보 왜곡, 그리고 북한 당국의 김정일 신격화, 주민 세뇌는 북한 주민들로 하여금 민주화에 대한 요구 자체를 박탈했다.    


세번째는 연좌제에 의한 가혹한 처벌이다.


북한 민주화 운동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를 ‘연좌제’라고 할 수 있다. 연좌제는 정치적, 이념적 범죄자의 가족들을 함께 처벌하는 것으로 직계가족에 적용한다.


더욱이 북한 당국은 이 같은 처벌기록을 축적해 놓고 죄인들의 후세에게 까지 차별을 하는 근거로 활용한다. 북한 출신성분이 평생을 따라다니는 족쇄가 된다. 일제시대 지주나 인텔리 출신이거나 6,25전쟁 당시 남한에 협력한 사람들, 또한 정치·이념적인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가정은 ‘질이 안 좋은 집안’으로 취급을 받으면서 평생 차별·멸시 속에 살아가야 한다.


‘질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같은 죄를 지었더라도 최종 판결 시에는 처벌이 가중됨은 물론이다. 정치범일 경우 가족 전체가 수용소에 끌려가 평생동안 나오지 못한다. 자신 때문에 가족 전체가 희생된다면 이를 감당하기는 극히 쉽지 않다. 우리 사회 또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망명을 두고 가족과 지인을 희생시킨 사람이라는 편견을 보이지 않았던가. 


이 같은 여러 장애물로 인해 북한에서 민주화 운동의 불씨를 지피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최근, 북한 주민들이 다방면으로 외부 정보를 얻으면서 그들의 의식은 조금씩 깨어나고 있다.


한국의 민간대북 방송들은 쉼 없이 북한을 향해 전파를 쏘아 주민들의 마음에 민주화의 씨앗을 심고 있다. ‘열린북한방송’은 단파방송뿐만 아니라 이보다 선명하고 또렷한 중파방송까지 송출하고 있다.


대북풍선날리기 운동을 통해 북한 지역에 라디오, 북한 실체를 폭로하는 DVD, 美  화폐 등도 꾸준히 뿌려지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민주화 진영들의 쉼 없는 노력이 계속된다면 북한민주화운동은 전혀 비관할 필요가 없다. 지금 북한민주화운동의 씨앗은 잘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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