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표 후보 南民戰 활동 논란

민주통합당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이학영 전 YMCA사무총장이 1970년대 말 남민전 활동 당시 조직운영 자금 마련을 위해 최원석 전 동아건설 회장 자택에서 강도질을 벌이다 체포된 이력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시민운동에 잔뼈가 굵은 그가 30여년 전에 북한과 연계된 지하 혁명조직에서 활동했다고 해서 논란이 될 일은 아니다. 그러나 혁명이라는 대의명분이라고 해도 도둑질을 하고 그 와중에 무고한 인명까지 희생당한 사건에 가담한 사람이 공당의 대표가 될 수 있냐는 비판론도 존재한다.


우리 정치권에서는 사실 남민전 출신이 유력정치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은 남민전 통일전선부 부장으로 일했다. 진보신당 홍세화 대표도 남민전 사건에 연루돼 프랑스에서 망명생활을 했다.


이들 외에도 안철수 교수의 멘토로 유명한 법륜 스님의 친형 최석진 씨도 남민전 청년학생위원회 조직책으로 활동하다 대법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언도받았다. 이 외에도 많은 남민전 주요 관련자들이 친북좌파 진영에서 유력 지도급 인사들로 활동하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에 남민전 출신자들이 망라된 이유는 그만큼 조직 규모가 방대했기 때문이다. 남민전은 1960년대 대표적인 지하당 조직인 인혁당, 통혁당, 남조선해방전략당 출신들이 최고지도부를 구성했다. 그리고 그 조직 내에 민청학련 출신들이 대거 참여했는데 카톨릭농민회, 기독교사회문제연구소, 크리스찬아카데미, 흥사단 소속 인사들과 대학강사와 초중고 교사들도 다수 참여했다. 


남민전은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원회에서 “유신체제에 항거하기 위한 민주화운동의 일환”이라고 규정해 구성원들에게 보상금까지 나눠줬다. 그러나 남민전은 남한에서 북한의 김일성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지하당임을 부인할 수 없다.


남민전은 조총련을 통해 북한과 연계를 맺고 싶다는 신호를 보냈고 북한은 조직의 실체를 증명할 수 있는 활동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남민전은 1978년 1월 서울시내 도쿄호텔 앞과 을지로 세운상가 등에 ‘정권 타도’ 구호가 담긴 유인물을 살포했고 북한에 ‘김일성에게 보내는 신년인사문’을 전달했다. 결국 이 유인물 살포가 빌미가 돼 남민전은 조직이 일망타진 되는 운명을 맞이했다.


남민전은 다른 지하당과 달리 무장혁명을 적극적으로 준비했다. 남민전 중앙위원회 위원장 겸 서기 이재문 직할로 무장조직 혜성대를 뒀다. 혜성대는 조직 자금 확보와 정치투쟁의 선봉대로 창설된 후 무장봉기를 위해 예비군 부대에서 총기를 탈취하고 강도행각까지 벌였다. M16 공포탄 600여발, TNT 6개와 뇌관, 도화선 등을 불법 입수해 보관하고 있었다. 또한 베트공이 자체적으로 베트공기를 사용했던 것처럼 적화혁명이 성공할 경우 중앙청에 게양할 대형 남조선민족해방전선기를 제작했다.


남민전은 북한의 주체사상을 조직의 지도이념으로 정하고 조직원들이 이를 학습하도록 했다. 조직원들의 생활수칙인 ’10대 생활규범’ 제1조에서 “주체사상을 확립하자”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김일성에게 피로써 충성을 맹세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발송해 남민전이 북한 김일성, 김정일에게 충성하는 정수분자들로 구성됐음을 분명히 했다.


당시 20, 30대 하부조직원이던 이들이 지금은 50, 60대가 됐다. 세월이 30년이 넘게 흐른 만큼 남민전 출신자들의 현재 모습은 제각각이다. 남민전 무장조직 활동 논란을 일으킨 이학영 씨만 해도 YMCA 등에서 시민운동에 헌신해왔다. 이들이 과거처럼 북한에 충성하고 무장혁명을 준비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남민전 출신 중 일부는 친북좌파 진영에서 대표나 각종 원로 이름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아직도 이념적 혼란이 계속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북한과 직접 연계를 맺고 대한민국을 붕괴시키기 위해 활동했던 사람들이 어떤 발언이나 활동으로 북한 독재정권과의 관계를 명확히 정리하지 않고 민주화에 얼렁뚱땅 끼여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남민전 출신 중에는 이후에도 새로운 지하당을 건설해 활동하다 발각된 경우도 있고, 범민련과 같은 이적단체에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이들은 친북진영에서 대단한 통일인사인 마냥 떠받들여지면서 오히려 보수진영을 향해 반통일세력이라며 삿대질을 하고 있다.


과거의 활동만으로 현재를 재단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러나 과거 김일성주의에 빠져 활동하던 전력에서 벗어나지 못해 여전히 우리 사회를 통일세력과 반통일세력으로 나눠 자신을 합리화 시키는 것은 더욱 바보같은 행동이다. 남민전 활동 논란도 결국 현재의 모습으로 평가 받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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