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北인권법 통과되는 날까지 ‘깽판’

정부 내 북한인권 개선 기구 설치 및 민간인권단체의 활동 지원을 골자로 하는 북한인권법이 11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극적으로 통과됐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번번히 외통위 문턱을 넘지 못했던 북한인권법이 5년여 만에 국회 본회의 상정을 눈앞에 두게 됐다.


그러나 이번 외통위 의결은 여전히 씁쓸한 뒷 맛을 남겼다. 한마디로 민주당이 쪽수 싸움에서 밀린 결과라는 것이 여의도 정가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민주당은 지난 17대 국회의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북한인권법에 반대해왔다. 정동영, 송민순 의원 등 과거 정부의 통일 외교 수장들은 지금도 여전히 북한인권법에 대한 ‘알러지 반응’을 공공연히 표출하고 있다. 


이날 외통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당초 회의시간(오전 10시)에서 50분이 지나서야 회의장에 얼굴을 드러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지금까지 북한인권법과 관련한 당론을 준비하겠다며 회의를 지연시키더니, 당일날 와서야 의견을 조율하고 있냐”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회의가 속개되고 나서도 ‘충분한 토론’을 요구하며 표결을 반대했다. 


송민순 의원은 “이 법이 실질적으로 북한인권을 개선하기 보다는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막는 법이 될 요지가 크다”고 반발했다.


김충조 의원은 “국회는 토론의 광장으로 이런 문제를 충분히 토론하고 무한정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표결 지연 작전에 나섰다.


정동영 의원도 “북한인권법이 만들어지기 전에 충분한 토론과 의견이 오가야한다”고 거들었다.
 
정 의원은 특히 북한인권법을 “뉴라이트 지원법”이라고 폄훼하며 “북한인권법이라는 이름을 바꾸어야한다. 삐라뿌리는 단체를 지원하자는 것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이날 외통위 표결이 끝나자 박상천 의원과 민주당 의원들은 “북한인권법이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날치기로 처리됐다”는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며 “박진 위원장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최근 발표한 ‘뉴 민주당 플랜’을 살펴보면 “북한의 인권상황이 개탄스럽다”고 지적한 부분이 눈에 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정책적 반성은 뒤로 한 채 자신들의 ‘본심’ 알리기에만 힘을 쏟고 있다.


북한인권법을 반대하려면 먼저 햇볕정책 10년 동안 북한인권 문제가 얼마만큼 개선됐는지에 대해 분명한 근거를 국민들 앞에 제시해야 한다. 마땅한 대안도 없이 북한인권법 제정을 통한 새로운 시도에 어깃장만 놓는다면 그것은 공당의 모습이 아니다.


지금 민주당 의원들은 북한 주민들이 겪는 고통보다 김정일 정권의 불쾌감이 더 걱정되는 모양이다. 침묵이라도 지키면 중간이라도 갈 수 있다.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쪽박은 차지 말라는 뜻이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