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北인권 태스크포스팀 이미 활동중

민변은 북한인권 TFT을 구성, 현재 내부활동중

지난달 30일, 기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에서 북한인권을 주제로 강의를 했습니다.

대학생, 청년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거나 각종 토론회에 종종 불려가 이른바 ‘진보단체’ 인사들과 논쟁을 벌여보기도 했지만 솔직히 민변에 강의 의뢰를 받은 것은 의외였습니다. 정말 그(?) 민변이 맞나 확인해보고 싶을 정도였지만, 다른 스케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제가 민변을 꺼릴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에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사실 이전의 다른 어떤 강의나 토론보다 기쁘고 설렜습니다.

강의 시작 전에야 그 모임이 민변 내의 ‘북한인권TFT(태스크포스팀)’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을비가 제법 대차게 내리는 데다 국군의 날, 일요일, 개천절을 잇는 3일 연휴의 시작이라 평소보다 참석자가 적다고 민변 관계자가 말했습니다. 얼마 주기로 모임을 갖는지는 모르겠지만, 매번 모임마다 강사가 있었던 것 같고 제가 ‘다섯 번째 강사’라고 얼핏 들은 것으로 보아, 수개월 동안 깊이 있고 다양하게 북한인권문제를 연구해온 듯했습니다.

진지한 고민 역력

청강인원은 4명의 민변 소속 변호사와 1명의 상근직원이 전부였지만 수백 명 청중 앞에서 하는 강의보다 조심스러웠습니다. 강의는 30분 정도로 짧게 마쳤는데, 강의보다는 질의응답이 더 중요한 모임이라고 판단해서 그랬습니다. 예상대로, 질의응답에 2시간 정도가 소요됐습니다.

질의는 대체로 다른 강의에서 듣던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현실적인 해결방안이나 대응책을 고민하는 흔적이 다른 모임보다 역력히 느껴졌습니다.

솔직히 털어놓건대 강의를 하러 가기 전, 최근 대한변협에서 북한인권개선 활동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히고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북한인권선언’을 발표하는 등 변호사 단체에서 북한인권문제를 제기하고 나오자 민변에서도 구색 맞추기 식으로 북한인권문제를 검토해보는 것 아니냐 하는 ‘삐뚤어진’ 생각을 갖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강의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그런 편견을 반성했습니다. 민변이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발언하기 시작하면 다른 어떤 단체보다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겼고, 북한의 인권문제 또한 민주와 진보의 잣대로 바라보려는 참석자들의 의지에서 희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인권인식에 ‘균형’ 필요

사실 그동안 민변의 활동내용을 보면 불만스러운 점이 많았습니다. 단적인 예로, 최근 민변은 “유엔인권이사회의 결정을 즉각 이행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유엔인권인권이사회의 결정’이란 한총련 대의원에 대한 유죄 판결이 국제인권규약에 위반된다고 결정한 것을 말합니다. 유엔인권이사회는 대한민국 정부에 국가보안법 개정 등을 권고했습니다. 민변은 이것을 빨리 이행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민변의 활동에 반대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균형’을 맞춰달라는 것입니다. 민변은 한총련과 국가보안법 문제를 ‘유엔인권이사회의 결정사항’을 근거로 하여 한국 정부에 압력을 넣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유엔이 인권소위와 이사회, 인권위원회 총회 등을 통해 1997년 이후 줄곧 결의안을 채택하고 급기야 특별보고관까지 선임돼 활동 중에 있지만, 이에 대해 민변이 어떤 입장을 발표했다고 들은 적이 없습니다.

유엔인권위원회의 대북인권결의안은 북한에 대해 “(특별보고관이) 북한의 모든 사람들에게 자유롭고 무제한적인 접근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결정했는데, 북한은 줄곧 특별보고관의 ‘보고관 자격 입국’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민변이 북한 정부에 이러한 결정의 이행을 촉구했다는 이야기 또한 들어본 바 없습니다.

민변에 거는 기대 크다

아무튼 민변에 ‘북한인권TFT’가 구성된 것은 만시지탄의 느낌이 있지만 반갑고도 반가운 일입니다. 민변 회칙에 보니 “기본적 인권의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을 위한 연구, 조사, 변론, 여론형성 및 연대활동 등을 통하여 사회의 민주적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더군요. 회칙에 명시된 기본적 인권에는 우리 북녘 동포들의 인권도 당연히 포함되어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몇몇 지인들에게 민변 내에 ‘북한인권TFT’가 구성되어 활동 중이라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모두가 한결같이 반가워했습니다. 어떤 분은 “민변이 움직이면 다를 것”이라는 강한 기대감을 내보이기도 했습니다. 부디 세인들의 이런 기대와 희망을 저버리지 않는 민변의 ‘북한인권TFT’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곽대중 논설위원 big@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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