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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열린 민주노동당 대선예비후보 토론회는 한나라당 이명박, 박근혜 후보를 비난하는 성토의 장으로 바뀐 듯 했다.
민노당은 이날 노회찬, 권영길, 심상정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대선예비후보 토론회를 열고, 한나라당 후보와 범여권 세력의 명분없는 통합을 비난하며, 민노당만이 진정한 진보 후보임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이들은 한나라당을 수구보수 정당이라고 폄훼하면서 후보 검증을 통해 박 전 대표 등이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범여권의 통합 움직임에 대해서도 ‘위장통합’, ‘위장개업’이라고 비난했다.
권영길 의원은 “과거에 대해 찬양하는 박근혜 전 대표의 뻔뻔한 변명을 눈뜨고 볼 수 없다”면서 “후보 검증한다고 했지만 원희룡 의원의 말처럼 검증 된 것이 없다. 이는 이명박, 박근혜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것이 확인 된 것”이라고 힐난했다.
권 의원은 “한나라당 후보 간 저질공방을 벌이고 있는데 내가 만약 후보였다면 후보를 그만 두겠다”고 역설했다. 또 “24일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 창당준비위가 출범한다고 하는데 그 사람들이 무엇을 하겠나, 민노당만이 뭐를 하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회찬 의원도 “(범여권진영에서) 신당을 창당한다고 하는데 당명이 곧 바뀔 것이기 때문에 알 필요가 없다”면서 “4년 동안 음식이 맛이 없고, 서비스가 불량했던 식당이 이제 와서 이름을 바꾸고 개업하는 것은 위장개업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11월까지 범여권의 후보 단일화는 예측 불허다. 따라서 9월에 결정되는 한나라당 후보와 민노당 후보의 양자 대결이 될 것”이라며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 제대로 된 진보와 수구보수가 한판승부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의원은 “박근혜 후보는 지난 60여년 동안 우리 사회의 수구보수, 기득권층을 대변했다”면서 “그러나 나는 소외계층 서민계층을 대변했다. 박 후보와 심상정이가 만나면 여성정치의 진수를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토론회에 앞서 지난 22일 민노당 다수파인 자주파(NL·민족해방)가 권영길 의원을 지지를 선언, 당 내 정파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노회찬, 심상정 후보는 민중민주(PD) 출신으로 분류된다.
자주파의 지역 책임자들은 지난 21일 비공개 회의를 열고 권 후보 지지를 결정했다. 자유투표를 주장하는 쪽도 있었으나 권 후보 지지를 밝히자는 간부들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 의원은 “국민의 요구를 받아들여 변화하고 혁신하기는커녕 ‘오더(order) 투표’ ‘묻지마 투표’를 하려고 하니 창피한 일”이라며 비판했다.
심 의원도 22일 열린 토론회에서 “조선시대 권문세가의 가문정치와 21세기 대한민국 진보정치의 정파주의가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느냐”면서 “민노당은 정파의, 정파에 의한, 정파를 위한 정당이 아니라 당원의, 당원에 의한, 당원을 위한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