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 `일심회’ 발표에 곤혹

민주노동당은 8일 전.현직 당직자들이 연루된 ‘일심회 사건’을 사실상 간첩단 사건으로 규정한 검찰발표를 접하고 당혹감 속에 사태추이를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이다.

민노당은 국가정보원이 `일심회’ 사건을 조사했을 당시만해도 실체적 진실과 거리가 있는 궤맞추기 정도로 치부하는 듯 했으나, 검찰까지 국정원 조사결과를 확인하고 나서자 당에 미칠 영향과 사후 대처방법을 놓고 고심에 빠졌다.

일단 민노당은 “확인되지 않은 검찰의 주장일 뿐”이라며 발표사실을 일축하는데 무게를 싣고 있다. 민노당은 수사결과 발표 직후 김선동(金善東) 사무총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이같이 입장을 정리하고 향후 법정에서 진위를 가리는데 진력하기로 했다고 박용진(朴用鎭) 대변인이 전했다.

또 당이 구성한 공동 변호인단이 주말 동안 검찰의 발표 내용을 꼼꼼히 확인해 11일께 당의 공식 입장을 발표키로 했다.

박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찰 발표는 언론에서 흘러나오던 이야기를 정리한 수준일 뿐, 새로운 게 하나도 없고, 확인되지도 않은 검찰의 주장일 뿐”이라며 “법정에서 사실 관계를 가리는 일이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당 입장은 악법인 국보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 법을 적용해 간첩단 사건을 만들어낸 정부와 공안기관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겉으로는 `의연한’ 태도를 취했지만 당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이 제도권 진보정당의 존립기반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면서 대응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검찰이 일심회 사건 관련자 전원을 `간첩’으로 규정할 것이라고 예상치 못한데다 적시된 혐의내용이 어디까지 사실인지도 당장 확인할 수 없는 만큼 현재로선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내놓을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이날 당의 공식 논평을 내놓지 못한 것도 이 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팩트’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입장을 정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만의 하나 일부라도 검찰의 발표 내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차기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당이 큰 타격을 받을 게 뻔한 만큼 지도부는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내에 진출한 공당의 당직자가 북의 `스파이’로 결론날 경우 미칠 영향력은 당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검찰은 민노당 내부에 수사를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위기감을 더 하고 있다.

한 핵심당직자는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솔직히 사실관계가 정확히 파악될 때까지는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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