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지지철회로 新당권파 재창당 탄력 받았다

통합진보당에서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민주노총이 13일 통합진보당 지지철회를 결정함에 따라 신당권파 중심의 ‘혁신모임’이 추진하고 있는 당 해산 후 재창당 움직임이 탄력을 받게 됐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당 내 특정 정파 지지와는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탈(脫) 통진당을 추진 중인 신당권파가 반사 이익을 얻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민노총은 이날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현재의 통합진보당은 ‘노동중심성 확보와 1차 중앙위 결의 혁신안을 조합원과 국민적 열망에 부응하는 수준으로 실현해야한다’는 조건이 성립되지 않았다”며 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민노총은 지난 5월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제명에 대한 당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며, 조건부 지지철회를 밝힌 바 있다. 이후 의원단 총회에서 두 의원의 제명안이 부결되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신당권파 ‘재창당’ 움직임 탄력=신당권파는 이날 혁신모임을 갖고 새로운 진보정당을 창당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 추진을 위한 서명운동에 즉각 돌입하기로 했다. 세(勢)를 결집시키면서 민노총의 당 지지철회 결정의 효과를 빠른 시일 내에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민노총은 이번 결정이 장기간 고심 끝에 내린 결정으로 신당권파 창당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향후 정치적 행보는 내부 토론을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노총 주류가 비주사(비주체사상파) NL(민족해방 계열)이 다수이기 때문에 노선이 비슷한 신당권파에 동조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14일 민주노동당 전 최고위원 17명이 기자회견을 통해 빠른 시일 내 혁신을 거부하는 구태를 청산하고 노동 중심의 진보대통합당으로 혁신재창당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신당권파의 ‘해산 후 재창당’ 움직임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신당권파 측 한 관계자는 데일리NK에 “민노총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에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이라면서도 “당원들과 국민들의 뜻이 당의 쇄신과 재창당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민노총이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 같은 요구에 동조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민노총의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넘어야할 산이 만만치 않다. 구당권파로 분류되면서 경기·동부연합 중심의 구당권파와 일정한 거리를 두었던 부산·울산·경남연합이 분당과 탈당에 반대한다며 구당권파의 손을 들어줘 당내 갈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분당(分黨) 초읽기 들어가=통진당 진성당원 7만 5천여 명 중 민노총 소속 당원이 3만 5천여 명에 달한다. 이들이 집단으로 탈당하면 당 존립도 어렵다. 통진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이 2008년 종북 논란으로 분당의 길을 걸었던 것과 같은 길을 가겠지만 국민적 지지는 신당권파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미 분당 수순을 밟고 있으며, 구당권파는 분당을 막을 힘도 없다”며 “민노총의 지지철회가 결정타가 되었다”며 분당을 기정사실화 했다. 신 교수는 지금의 구당권파를 ‘식물인간’ 상태로 평가했다. 


하지만, 구당권파는 민노총 중앙집행위의 지지 철회가 당원들로 이어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구당권파 측 한 관계자는 “민노총의 지지 철회가 당원들에게 영향을 주겠지만,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민노총 소속 당원들도 재창당보다는 당의 통합을 원하고 있어 집단 탈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당권파는 중앙위원회를 소집해 당 대회를 열어 당의 진로를 결정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당권파인 이상규 의원은 14일 기자회견에서 “절차상 흠집이 있더라도 중앙위를 개최하는 방법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분열·분당 저지 당 사수 비상회의’도 구성해 입당운동과 당권회복운동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