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진보신당, 선거용 ‘연합’ 하고는 싶지만…

‘패권(覇權)주의’와 ‘종북(從北)주의’ 분란으로 갈라섰던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통합’ 논의가 한창이다. 지지율의 하락세를 겪고 있는 양당 지도부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공통된 위기의식에 따라 ‘진보대연합’ 구축으로 공생(共生)을 도모하는 모양새다.


특히 거듭된 선거패배로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참패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양당 지도부는 ‘진보대연합’ 성사에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하지만 각 정당 내부 의견통일도 미진하고, 양당의 정책적 이견을 비롯해 ‘분당’에 따른 앙금도 남아있어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내에서는 지도부에서만 논의가 되고 있을 뿐 일반 당원들 사이에서의 진보대연합에 대한 회의와 비판의 목소리가 상당부분 존재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양당의 일반 당원들 사이에서는 “한나라당을 견제하기 위한 합당은 야합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통합이 되어버린다면 이제 아무 당도 지지 안할 것이다” 등의 ‘반MB’ ‘반한나라당’을 위한 지방선거용 일시적 통합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미 대북정책 등에서의 정책과 노선 등의 차이로 당내 분란이 일어 분당된 만큼 일시적 통합은 또 다른 분쟁요소를 만들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때문에 당원들은 지도부가 당내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통합’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 같은 당원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와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등 양당의 지도부들은 ‘진보대연합’을 긍정적으로 보고 적극 추진할 움직임이다.


이미 민노당은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진보신당과의 진보대연합을 추진하겠다는 당론을 세운 입장이다. 진보신당 역시 노회찬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이후에 ‘진보대연합’ 구축 논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노당은 지난 달 28-29일까지 열린 ‘민주노동당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2010후보자연수’에서 진정성 있는 진보대통합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반MB연대연합에 대한 핵심기조에 대해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를 가졌다.


민노당 지도부는 조만간 전국순회간담회를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둘러싼 선거전략 뿐 아니라 진보대연합, 반MB연대연합 방침을 확정할 예정이다. 


진보신당도 지난 11일 ‘진보의 재구성, 2010년 진보대연합의 길’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진보대연합의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처럼 양당의 지도부가 진보대연합 대해 원칙적인 동의를 밝히면서 ‘통합’의 수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양당 지도부는 선거연합은 물론 장기적으로 ‘진보대연합당 건설’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당 지도부 ‘통합’ 의지 강해…전문가 “후보자 연대 수준에 그칠 것”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아직은 논의를 구체적으로 해보지 않았지만 진보신당과 몇 차례 만나서 논의했기 때문에 대표들 간 의지는 확인됐다”며 “당원들의 반발은 각 당에서 정치력과 기지를 발휘해서 설득해 나가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노동당 내에서도 예전의 민주노동당으로 합치는 것 아니냐, 후보자통합문제는 어떻게 하느냐, 정책적 이견을 풀어나가기 힘들다 등의 이견도 많이 제시되고 있다”면서 “지역당의 시당, 도시당과 직접 토론회 만남의 자리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민주노동당도 어렵지만 준비를 하고 있는 만큼 진보신당에서도 지도부가 강력한 의지와 방침을 가지고 다른 분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진보신당 관계자는 “노회찬 대표가 다른 일정상 인터뷰에 응하기는 어려우나 지금껏 언론에 밝혀온 것들이 내용의 전부다”라고 말했다.


노회찬 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그 토대 위에서 다음 총선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새롭고 강력한 신 진보통합정당을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가게 되면 이번 선거가 역사적 성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지도부의 ‘진보대연합’ 구축 의지와는 달리 당내에서 불만이 표출되면서 ‘지방선거용’ 연합 구축은 앞으로도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진보신당 정책실 관계자는 ‘당내에서 진보대연합의 논의와 진행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정책위에서는 진보대연합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것이 없다”면서 “주로 대표단에서 이야기가 된 것 같다. 정책이나 상근자들 사이에서 이 문제를 심각하거나 가치 있게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때문에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진보진영의 연합은 ‘선거용’ 일시적인 연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채진원 박사는 “연합의 수준에도 수위가 있는데 (민노당과 진보신당이)합당으로 가기는 힘들 것 같고 선거연합의 수준일 것”이라며 “지방 선거 때 후보조정에 그칠 것”이아고 전망했다.


채 박사는 “민노당 측에서는 적극적인 것 같지만 진보신당 내에서는 도로 민주노동당이라는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도부내에서는 설득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통합의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며 “민노당을 뛰쳐나온 진보신당 입장에서는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들어갈 명분이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