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신당, ‘종북·패권’ 시비 넘어 통합할까?

‘진보’를 자인하는 정당들의 연대가 가시화되고 있다. ‘종북(從北)’시비로 갈라섰던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2010 지방선거’를 위해 ‘연대·연합’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현저히 떨어진 지지세에 따른 ‘존속 위기감’과 반MB·한나라당이라는 공통분모, 거기에다 민주당 등과의 연대 구축과정에서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읽혀진다.  


그러나 속내를 살펴보면 지향점엔 차이가 보인다. 민노당은 진보세력의 통합을 통해 민주대연합 구축을 시도한다는 계획인 반면, 진보신당은 민노당을 비롯한 범야권 모든 세력을 동일한 위치에 두고 정책·가치 연대 중심으로 지방선거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14일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정권 심판을 위해 야권 정치세력의 연대는 필수적”이라며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연대를 이루기 위해 야당에 정책연합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노 대표가 제안한 야권의 정책연합의 내용은 ▲’노동가치 존중·생태가치 실현·보편적 복지’ 등 3대 가치와 ▲노동시장유연화 정책폐기와 사회복지 확대, 한미FTA 철회, 근본적 정치개혁 이 포함된 공통정치강령 실현 등이다.


지난 13일 민주노동당이 진보신당에 제안한 진보대통합과는 견해차가 보인다. 당시 강기갑 민노당 대표는 “6·15공동선언에 동의하고 시장주의에 반대하는 정당과 단체, 인사들이면 함께 열어놓고 통합을 논의할 수 있다”고 진보대통합의 조건을 내걸었다.


이에 대해 진보신당은 “민노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지도가 높은 후보가 없어 통합 얘기를 꺼내는 것”이라며 “통합 문제는 선거 이후에나 상상할 수 있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바 있다.


분당 당시 진보신당은 민노당 내 민족해방(NL)계 다수의 패권주의와 종북주의를 문제 삼았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도 ‘함구’하고, 민중민주(PD)계 일각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지 않는 상황에 따라 분당을 선택한 것이다.


때문에 여전히 민주노총을 비롯해 NL계 다수가 장악하고 있는 민노당과의 통합에 부정적인 기류가 진보신당 전반에 형성돼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통합’엔 입장차가 극명하지만 지방선거용 ‘정책연합’ 과정에서는 한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될 것으로 여겨졌던 ‘종북주의’도 선거연합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민노당과 진보신당 모두 자신하고 있다. 


강 대표는 ‘종북’ 논쟁과 관련 “이명박 정부가 종북 부문에서 하도 거꾸로 가서 오히려 많은 부분 정리가 된 상태”라며 “다른 진보단체나 민주노총, 노동자 민중들이 진보진영 대통합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종북 문제는 매듭이 잘 풀릴 수 있다”고 희망했다.


이에 대해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종북논쟁이 정책연합을 하고 안하고 기준은 아니다”며 “예전에 당이 종북주의 문제로 갈라지긴 했지만, 그 이후에 양당이 다르게 길을 걸어왔고 6·15문제나 10·4선언은 우리도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보신당은 여전히 친북·종북단체의 ‘연대·연합’ 참여에는 부정적인 시각이다. 김 대변인은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등 친북단체의 참여에 대해 “이런 성격을 가진 단체들이 참가하는 것에 동의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통합의 ‘밑그림’을 밝히면서 통합논의는 한층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희망과 대안’ 등 진보시민단체들도 진보정당들의 ‘선거연대’에 발 벗고 나서는 상황이기 때문에 연대·연합 논의가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민주당과의 연대문제,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분당 책임론’ 등의 앙금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후 논의과정에서 논란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