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PD, NL계와 한판 정치투쟁 무르익었다”

▲ 4일 방북을 마치고 돌아온 민노당 지도부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다른 정당들이 말로만 북핵을 규탄할 때 민노당만이 한반도 비핵화를 실천하는 성과를 거두고 돌아왔다”

4박 5일 방북을 마치고 돌아온 민노당 방북단은 방북성과에 대해 북측으로부터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남북적십자회담 재개 의사를 확인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북한의 이산가족상봉 재개의사는 ‘빈 손으로야 돌아갈 수 없지 않느냐’는 민노당의 통사정에 ‘선물’로 준 것 같다.

그러나 민노당은 방북단의 성과(?)와는 별개로 만경대 방문으로 불거진 당내 정파간의 분열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방북 전 민노당은 NL계(민족해방)와 PD계(민중민주)의 이견으로 심각한 내분에 휩싸였다.

PD진영에서 북한의 핵실험이 ‘자주권’이라는 NL진영의 해석에 한반도 비핵화라는 당의 기조가 흔들린다는 비판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거세졌다. 또 북한 핵실험도 PD진영은 사전에 ‘반대’를 분명히 했어야 됐다는 입장이다. 반면, NL진영은 근본적 원인이 미국에 있다면서 북한 핵실험이 “주권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라고 반발했다.

결국 민노당 방북단은 핵실험에 대해 ‘유감’을 전달하는데 그쳤다. PD진영은 ‘반대’입장을 분명히 전달하지 못했다고 불만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진다.

민노당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당원들간의 논쟁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PD는 NL을 향해 ‘김일성 장군님 만세를 외치는 자들’이라고 비난하고, NL은 ‘당을 분열시키려는 정치적 행위’라고 맞서고 있다.

ID 혈해광룡이라는 당원은 게시판에서 “민노당이 빨간색을 벗어나지 않는 한 다음 대선에서 필패”라면서 “(그래도)당 지도부는 안일한 선택을 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하면서 당원 탈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당 게시판에는 이러한 분위기가 늘어가는 추세라는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러다 ‘민노당이 사분오열되는 것 아니냐’는 당 관계자들의 불안 섞인 말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북한 핵실험 이후, 민노당은 ‘수구꼴통 당’이라는 비판에 하락세를 걷고 있다.

민노당 소속 모 국회의원은 “노동계급 정당으로서 정체성을 잃어버렸다”며 “당내 비판에도 불구하고 당의 진로를 고치기가 쉽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한때 민노당의 주류를 형성했던 PD진영은 90년대 후반부터 유입된 NL진영에 당내 입지를 빼앗긴 상태다. 그동안 움츠려 있던 PD진영이 북한 핵실험으로 NL진영을 향해 칼을 빼든 형국이다.

바야흐로 당의 진로를 놓고 한판 싸움이 무르익었다. 이제 남은 것은 지도부의 선택이다. 일시적인 미봉책으로 분열을 막기에만 급급할 것인가, 아니면 김정일 추종세력과의 치열한 사상투쟁을 전개하고 당이 거듭날 것인가, 그 기로에 서있다.

민노당이 폭넓은 지지를 얻으려면 ‘계급정당’을 포기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원천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유권자로부터 ‘김정일의 이익을 대변하는 수구꼴통당’이라는 소리는 듣지 않는 게 유리하다. 그렇게 해야 그나마 생존이 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민노당은 이번 기회에 ‘김정일 추종세력’인 NL 진영과 깨끗이 결별하는 것이 살 길이다. 김정일 추종세력과는 단호한 자세로 정치투쟁을 벌이고 당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것이 사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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