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북한 3대 세습에 대해 비판하지 않는 것이 민노당과 자신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8일 자신의 블로그에 북한 세습에 대한 민노당의 태도가 논란이 되는 것과 관련, ‘진보임을 인정받기 위해 한마디만 해 보라고?’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것 때문에 비난받아야 한다면 받을 것”이라며, 당과 자신은 북한 3대 세습을 비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지금은 진보임을 인정받기 위해 북의 권력승계를 비난하다가, 뒤에 그 후계자와 대화의 상대방으로 마주앉게 되면 ‘능력 있는 사람’이라며 이전의 비난을 거둬들일 치사를 만들어내야 하는 궁박한 입장에 스스로 빠져 들어갈 생각이 나에게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생각하는 진보는, 현실에서 출발해 한 걸음이라도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력”이라며 “그것을 위해 말을 꾹 누를 수도 있는 판단력을 가진 것이 진보이다. 진보임을 인정받으려는 생각으로 시류에 맞춰 말을 보태기보다, 자신 행동의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진보”라고 주장했다.
그는 “보수정당과 대다수의 언론이 비이성적인 국가라는 여론을 만들어내기 위해 경쟁적으로 비난을 쏟아낸다”면서 “이 시점에서 진보정당까지 북은 비이성적인 행동을 했다는 말을 덧붙여 갈등 상황을 더해야 하느냐”고 강변했다.
그는 또 “진보임을 인정받기 위해 우리가 남북관계에서 수많은 의견대립과 충돌을 겪으며 끌어낸 대응방식을 포기해야하느냐”고 반문하며 “남북관계가 평화와 화해로 나아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진보정당의 임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 대응방식을 어떤 상황에서도 잃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며 “지금 그것은, 금강산에서 그러했듯, 북의 권력구조에 대해 말하지 않아온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