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대표가 국회서 이런 연설을 한다면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가 3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명박 정부를 향해 “제재 일변도의 대북정책 중단하고 ‘쌀 차관’부터 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제재와 압박을 통한 ‘북한 길들이기'”로 규정하면서 “개성공단 중소기업의 부도 위기와 온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한 군사적 긴장을 가져왔을 뿐”이라고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폄훼했다.


그는 심지어 “정부는 선거 한 번 이겨보겠다고 천안함 사건을 전쟁 위기로까지 몰고 갔다”고 강변하며, “이제라도 대화와 협력을 통한 평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시작으로 ‘대북 쌀 차관’ 제공을 조속히 재개할 것”을 촉구했다.


이 대표의 발언을 보면 경색된 남북관계의 책임이 전적으로 이명박 정부에게 있는 것처럼 몰아부치고 있다. 특히 “천안함 사건을 통해 이명박 정부가 전쟁 위기로 몰고 갔다”는 주장은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


46명의 젊은 용사들의 생명을 빼앗아간 김정일 정권의 만행에 대해선 한마디 언급도 없이 “이명박 정부가 전쟁 위기로 몰았다”는 것은 무슨 황당한 시추에이션인가? “대화와 협력을 통한 평화의 길”을 운운하며 원인 제공자인 북한의 잘못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연설 곳곳에서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공정한 사회’를 비판하고 있으면서도, 남북경색의 책임을 전적으로 이명박 전부에게 있는 것처럼 비난하는 것은 과연 공정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연설 말미에서 “2012년, 원내교섭단체 구성하고 진보적 정권교체 실현하겠다”고 주장했다. 민노당의 목표야 트집잡을 게 못되지만 남과 북을 향해 좌·우의 균형잡힌 시각과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국민들은 민노당을 선택할리 만무하다.


북한 3대 세습과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작은 목소리조차 내지 못한다면 분단된 한반도의 현실상 수권정당으로서의 역할을 맞기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들은 민노당 대표가 국회에서 이런 연설을 해주길 바라지 않을까? 이 대표가 3일 국회에서 발표한 비교섭단체 대표연설문을 약간 각색해본다. 이명박 정부를 향한 비난의 화살을 김정일 정권으로 바꾼 것이다.


‘갈색’으로 표기된 부분은 기자가 각색한 부분이고, 괄호 안은 이정희 대표 발언 원문이다


전태일 열사 40주기, 땀 흘려 일하는 정직한 북한인민(국민)들이 절망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명박 대통령)의 ‘선군정치’(공정사회)에 노동3권은 어디에 있습니까?


존경하는 북한인민(국민 여러분), 민주노동당 대표 이정희 의원입니다. 전태일 열사 40주기의 부끄러운 자화상 한국 현대사의 방향을 돌려놓은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열사 40주기가 곧 다가옵니다. 40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하게, 오늘 다시 몸에 불을 당긴 두 사람이 있습니다.


지난달 26일 북한 벌목공 출신인 40대 초반 최모 씨가 블라디보스토크의 한국 영사관에 진입해 한국행을 요구했습니다. 최씨는 2000년대 초반 힘들게 일해도 임금이 제대로 나오지 않자 북한 벌목사업소를 탈출해 하바로프스크 등에서 생활해왔다고 합니다.(10월 13일, 한국도로공사 발주 현장에서 3개월 치 800만원을 받지 못한 레미콘 노동자가 몸을 불살라 이틀 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10월 30일, 구미KEC 노조 교섭대표인 금속노조 김준일 구미지부장이 몸에 불을 놓았습니다. 사측이 제안한 교섭에 나갔다가 경찰이 체포하려들자 벌어진 일입니다.) 인민들을(노동조합 교섭대표를) 함정에 빠뜨려 잡아 가두기만 하면 다른 노동자들이야 제풀에 지쳐 포기하고 말 것이라는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사측과 경찰)의 오만함이 40대 아버지로 하여금 탈출을 하게(몸에 불을 붙이게까지) 만들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님(이명박 대통령)께 묻습니다. 중동과 러시아 등에 노동자를 파견해 체제유지를 위한 외화벌이를 시키는(지역 건설관급공사에서 아직도 체불임금이 있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입니까. 사회주의 나라에 노조 하나 만들지 못하게(특수고용노동자들 노조설립마저 취소시키려) 한 김정일 정권이(정부가) 이 300만 명의 아사자가 발생하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부끄럽지 않습니까.


다시 묻습니다. 헌법에 단체교섭권 하나 규정하지 않는(규정된 단체교섭권을 행사하는데 목숨을 걸어야 하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입니까. 헌법을 무시하고 ‘당의 유일사상 체계 확립을 위한 10대 원칙’을 만들어 인민들을 고통 속에 몰아넣고 (헌법을 준수한다며 취임선서한 대통령의 인식 속에 노동3권은) 아예 인민들이 받고 있는 고통 속의 절규는 지워져버린 것입니까.


‘선군정치’(공정사회) 표어 밑에서 인민(국민)들은 절망하고 있습니다. ‘자주, 자립, 자위의 사회주의 강성대국’이란 선전선동을 앞세우고 있지만(친서민과 공정사회, 개혁과 진보의 표어가 넘쳐나는 정치권에) 서민의 현실은 어디에 있습니까. 땀 흘려 일하는 정직한 인민(국민)들이 지금 절망하고 분노하고 계십니다.


존경하는 인민(국민) 여러분, 강성대국의 대문은(공정한 사회는) 조선노동당(대기업)이 베풀고 김정일 정권이(정부가) 보살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시혜가 어디까지 미칠 수 있으며 권고가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까.


절망에 빠진 우리들이 말하고 모이고 행동할 수 있는 대등한 위치에 서지 않고는, 어떤 시혜나 권고도 허공으로 날아갈 뿐입니다. 노동3권 보장, 경제주체들의 상생을 위한 제도적 규율 없는 그 어떤 것도 희망을 보여줄 수 없습니다.


절망의 장막 아래에서는 희망의 사다리를 오를 수 없습니다. 창당 10년, 민주노동당은 햇볕 좋은 곳에 머물지 않았는지 반성합니다.(않았습니다.) 일터에서 거리에서 기꺼이 2300만 북한 동포들(국민 여러분)과 함께 어둠을 뚫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겠습니다.(견뎌왔습니다.)


이제 여러분과 함께 장막을 걷어 던지겠습니다. ‘북한인권법 제정 특별위원회’(‘노동법 전면 재개정 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합니다. 민주노동당은 ‘북한인권법 제정 특별위원회’ (‘노동법 전면 재개정 특별위원회’) 설치를 각 정당에 제안합니다.


북한 사회주의 헌법 제1장 4조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은 노동자, 농민 근로인테리와 모든 근로인민에게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헌법이 보장한 권리가 악법과) 정부의 권한 남용으로 박탈당하는 것을 바라만 봐서는 안 됩니다.


국회가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면 국민이 직접 행동에 나설 것입니다.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 시민사회와 함께 김정일 정권(이명박 정부)에게 빼앗긴 노동3권을 되찾기 위한 북한민주화 운동(제 2의 민주화 운동)을 범국민적으로 벌이겠습니다.


야당과 시민사회가 힘을 합쳐 김정일 정권의 인권탄압을(4대강 예산 전면) 저지하겠습니다. 북한 핵개발로(4대강 공사로) 자연과 생명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국민 다수의 반대에 아랑곳하지 않고, 김정일 정권은 핵무기 개발을(정부는 보 공사를 2011년까지) 완료하겠다며 3차 핵실험을(공사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정권의 운명이 다하면, 핵무기(보) 역시 사라질 것입니다. 2011년 4대강 예산은 통과돼서는 안 됩니다. 정부와 조선노동당(한나라당)이 김정은을 후계자로 공식화(작년처럼 단독으로라도 예산안 통과)시키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면, 오판입니다.


그렇게 통과된 김정은의 ‘대장’ 칭호와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선출을(예산으로 강바닥을 파헤치고 콘크리트 보를 쌓아 일단 완공시키기만 하면) 누구도 손을 대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곧 그 기대가 산산이 부서지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이 정권의 운명이 다할 때, 3대 세습(4대강의 보) 역시 철거될 것입니다. 인민(국민)은 김정일 정권(이명박 정부)의 국민 무시, 생명 파괴 정책의 추악한 상징물을 그대로 두지 않을 것입니다. 더 이상 집착하지 마십시오. 독선과 오만으로는 정권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3대 세습과 핵개발, 인권탄압은 중단되어야(4대강예산은 전액 삭감돼야) 합니다. 다른 야당에게도 말씀드립니다. 야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북한의 3대 세습과 핵개발, 인권탄압(4대강사업)을 전면 저지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절충과 흥정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3대 세습과 핵개발(4대강사업)에 대해서는 강행이냐, 중단이냐의 단 두 가지 선택지만 있을 뿐입니다. 예산 일부 삭감과 사업조정으로 처리할 수도 없습니다. 특히 3대 세습과 핵개발(4대강) 사업 항목이 완전히 삭제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북한 핵개발을 중단하고 자연을 복원할 ‘북핵반대 특별법’(보를 해체하고 강을 복원할 ‘4대강 특별법’)을 제정합시다. 민주노동당은 ‘북핵개발 저지 특별법’(‘4대강특별법’) 제정을 제안합니다. ‘북핵개발 저지 특별법’(‘4대강 특별법’)으로 북한 핵개발(4대강 사업)을 전면 중단시키고 공사 중 건설된 인공구조물을 해체하기 위한 절차와 핵실험을 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강) 복원 기본계획을 수립할 법적 근거를 마련합시다.


국회가 지금 할 일은 김정일 정권(이명박 정부)의 잘못을 바로 잡는 것입니다. 김정은 부위원장(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을 해임해야 합니다. 북한 장마당을(전통시장 뿐 아니라 골목상권까지) 위협하고 있는 모든 규제와 탄압을 중단 시켜야(SSM을 규제하기 위해서는 유통산업발전법과 대중소기업상생법을 동시에 처리해야) 합니다.


여야가 상임위 통과 후 9개월이 지나도록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에 걸려 오도 가도 못하고 있는 ‘북한인권법’ 제정을 위해 뜻을 모아야 합니다.(지난 4월 합의한 두 법안의 동시처리가 이루어지지 못한 결정적 이유는 김종훈 본부장의 거짓말이었습니다. 거짓말로 국회와 국민을 속인 김종훈 본부장을 즉시 해임하십시오.) 무책임하고 무성의한 정부여당도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한국정치의 새로운 전환, 민주노동당이 이끌겠습니다. 민주노동당은 일하는 사람들의 정당입니다.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뿌리 깊은 정당이 되겠습니다. 2300만 북한 인민들(1000만 노동자와 300만 농민)의 굳건한 지지를 확보해 노동자정당, 농민정당으로서 정체성을 분명히 하겠습니다. 노동자, 농민의 힘을 바탕으로 진보를 향해 나아가는 민주노동당의 여정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계속될 것입니다.


북한의 청년세대와 지식인, 소수자와 함께 가겠습니다. 청년과 대학생, 2030세대와 적극 소통하고, 그들의 어려움을 함께 하겠습니다. 대학등록금, 청년 실업, 독신 주거, 결혼, 출산, 육아, 북한인권 문제로까지 민주노동당의 활동 폭을 크게 넓히겠습니다.


지식인과 전문가가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당의 면모를 새롭게 하겠습니다. 장애인, 성적 소수자, 양심적 병역거부자 등 모든 소수자 운동과 굳건히 연대하는 것은 민주노동당의 사명입니다. 김정일 정권의 인권탄압에(사회적 차별과 편견에) 함께 맞서겠습니다.


강령과 당헌, 당규를 바꾸고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추겠습니다. 10년 전 민주노동당의 창당은 한국정치개혁의 신호탄이었습니다. 금권과 지역주의에 기댄 낡은 정치를 극복한 새로운 정치의 등장을 선도했습니다.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를 묻기보다는, 앞으로 무엇을 함께 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공동행동과 연대의 폭을 넓혀가겠습니다. 진보정치에 기대를 걸었다가 ‘종북(從北)주의’ 논란(분열)에 상처받고 돌아서신 분들께 새로운 희망의 증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국민의 거대한 발걸음이 진보의 성취를 만듭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북한 인민 여러분. 진보는 말의 성찬이나 기발한 생각이 만들어내지 않습니다. 학식 있는 전문가나 이름난 정치인이 이끌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답답한 현실 속의 울분이 진보의 방향을 정하고, 국민들의 거대한 발걸음이 진보의 성취를 만들어냅니다.


민주노동당은 진심의 공감과 무한한 책임으로 2300만 북한 동포들(국민 여러분)과 함께 진보의 새날을 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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