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은 김정일과 ‘反美블루스’나 출 것인가

▲ 30일 당사에서 민노당 문성현 대표 등이 열린 평화의 사절 평양 방문 대표단 환송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 등 13명이 31일부터 닷새간 일정으로 방북길에 오른다.

방북단은 30일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추가 핵실험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북일정에는 조선사회민주당 대표와의 공식회담, 고위 당국자와의 만남이 포함돼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영남 최고인민위원장과의 면담도 요청한 상태다.

북한 핵실험 이후 국제적인 제재분위기가 고조되고 민노당 전∙현직 간부들이 간첩혐의에 연루돼 구속된 상황에서 방북 강행은 좌파정당 특유의 ‘우리 갈 길 간다’식 행보라는 지적이 많다.

민노당의 방북은 노동당의 ‘우당(友黨)’인 조선사회민주당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이 당은 노동당의 우당이 아니라 북한 당국이 수령독재, 일당 독재를 감추기 위해 만든 위성정당이다. 실체는 조선노동당 통전부에 소속돼 대남사업을 하는 조직이다.

민노당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북한의 ‘위장 정당’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방북을 강행하기로 했다. 북한 핵실험에 대한 우려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이들은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사실 이번 방북은 북한의 정치적 선전에 이용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통전부 대남조직을 내세워 한국 내 좌파정당을 컨트롤하겠다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사실 북한의 대남전략과 거의 유사한 운동노선을 가진 NL계열이 지도부를 장악한 조건에서 이번 교류는 정당교류를 빙자한 ‘민족해방 운동 남북 연석회의’라고도 볼 수 있겠다. 통일부가 이적행위를 걱정하는 것부터가 이번 방북의 편향성을 말해주고 있다.

통일부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논란의 소지가 될 행동의 자제를 요청했지만 방북에서의 상황은 예측할 수 없다. 열린당 김근태 당의장의 이른바 ‘개성춤판’ 사건도 전혀 예측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북측의 제의로 발생한 것이었다.

지난해 방북 때는 당시 민노당 김혜경 대표가 애국열사릉 방명록에 “당신들의 ‘애국의 마음’을 길이 새기겠다”고 서명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물론 예기치 않은 ‘선물’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위기에 처한 한국의 친북좌파 세력에게 김정일이 직간접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보내 이들을 고무할 수도 있다. 사실 이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김정일의 전략은 뒤로 숨긴 채 자위적 핵무장론, 미국 책임론, 대북제재 중단, 민족공조 등을 떠들어 댈 것이다.

이것은 결국 김정일의 장단에 ‘반미 브루스’를 추는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북한 핵실험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국내에서 반미운동의 도구로 이용당할 뿐이다.

이미 떠나버린 배를 돌리기가 어렵다면 최소한 북한 당국자들에게 “한국좌파는 핵실험에 단호히 반대하며, 김정일 위원장은 당장 핵개발을 중단하고 조건없이 6자회담에 복귀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여기서 진전이 없을 경우 어떠한 합의나 추가 일정도 고려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 국회의원을 보유한 공당의 마땅한 자세다.

국민의 불안과 우려를 잠재울 수 있는 태도가 무엇인지 방북단은 평양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고민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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