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北인권 DB작업 경쟁적 추진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 주민의 인권개선 과제를 “피할 수 없는 일중의 하나”라고 강조한 데 따라 민간과 정부 관계 기관에서 경쟁적으로 북한 인권상황에 대한 조사와 그 결과의 데이터베이스(DB)화에 나서고 있다.

2003년 설립 이래 탈북자들이 겪은 인권피해 사례와 각종 매체를 통해 전해진 북한 주민들의 인권피해 실태를 조사.기록.분석해온 북한인권정보센터(소장 윤여상) 외에 통일연구원도 관련부문의 예산을 올해 2배 이상 늘렸으며, 국가인권위원회도 국내 탈북자를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벌여 북한내 정치적 자유 문제 등 북한 인권 전반에 대한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다.

특히 북한인권정보센터와 통일연구원은 북한인권 실태의 데이터베이스화 작업을 놓고 주도권을 다투는 양상이다.

북한인권정보센터 관계자는 22일 “5년전부터 자체적으로 북한인권 DB를 만드는 작업을 벌여왔다”면서 “연구범위 확대를 위해 통일부에 정부예산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통일연구원도 올해 1억원을 배정해 1996년부터 발간해온 ‘북한인권백서’를 DB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탈북자 면접 인원을 100여명으로 늘려 북한인권백서의 내용을 보강하고, 연구 결과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DB를 만들기로 했다”면서 “지난해 백서 발간에 4천여만원이 투입된 데 비해 예산이 두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한인권정보센터측은 “통일연구원의 DB 내용이 우리의 기존 자료와 겹칠 가능성이 있어 정부 예산이 중복 집행될 우려가 있다”며 자신들이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통일연구원 관계자는 “연구원은 기본권 침해 사례 외에 식량 접근성, 보건.교육 수준, 아동인권 실태 등 인권 항목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만큼 연구 범위와 대상이 판이하다”고 반박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그동안 북한 당국의 반발을 우려해 인권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해왔지만 남측 정부가 객관적 정보를 수집한다는 것만으로도 북측에 인권 개선을 촉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인권정보센터에 연구사업을 맡겨 북한 인권상황을 체계적.객관적으로 조사해 DB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DB가 구축되면 북한인권정보센터가 갖고 있는 탈북자 인터뷰 자료와 조사 모형 등을 (민.관이) 공동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추진 여부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가인권위 관계자는 “북한의 인권실태 조사를 전문 연구기관에 의뢰해 탈북자 100-15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며 “2003년부터 북한 인권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실태 조사와 해외 현지조사를 벌여왔으며, 올해부터는 기존 자료를 종합 분석해 정부 기조에 맞는 심층적인 정책 권고 방안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