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대북행보 ‘멈칫’

북한의 핵실험 강행 이후 대북사업을 하고 있는 민간 단체들이 인도주의적 지원이나 교류를 위한 발걸음을 멈칫거리고 있다.

이들 민간 단체는 남북관계가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이럴 때일 수록 민간 교류의 끈을 놔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핵실험 불똥이 어디로 튈 지 몰라 ’일단 멈춤’ 상태에서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정부가 뚜렷한 입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민간 단체들이 향후 행보를 결정하는데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볼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는 북한의 대규모 여름철 수해에 대한 긴급 복구 지원을 위해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매칭펀드 자금으로 지난달 말 6억원 상당의 1차 지원물품을 보낸 뒤 2차 북송 채비를 하고 있으나 일단 멈추기로 했다.

북민협은 정부 지원금으로 지원물품을 구입하기 위해 이미 발주한 부분은 어쩔 수 없지만 추가 발주는 일단 중단키로 했으며, 자체 자금으로 구입한 구호품 전달만 계속한다는 방침을 세운 가운데 사태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오는 21∼24일 북한 평양에서 북측·해외위원회와 위원장단 회의를 열고 최근 정세와 6.15선언 실천을 위한 현안 논의를 위해 방북할 예정이나 핵실험 파문으로 성사 여부 자체가 불투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남측위원회 관계자는 “남북관계가 중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일 수록 민간 차원의 대화는 더욱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이번 파문이 어떻게 전개될 지 몰라 상황을 보아가며 구체적인 협의를 통해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도 11일 실무 기술진 9명이 적십자병원 약물병동 지원을 위해 방북, 내달 1일까지 평양에 머물며 병동 지원사업을 벌일 예정이고 오는 25일에는 적십자병원 준공식에 참가할 방북단 150명도 모집할 계획이다.

이 단체는 일단 예정대로 사업을 진행한다는 입장이지만 핵실험 사태가 더 악화될 경우 사업추진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굿네이버스도 11일 4∼5명의 대표단이 내달 2일로 예정된 대동강제약 준공식과 관련한 협의를 위해 평양을 방문할 예정인데, 이날 북한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아놓고도 방북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저울질 하고 있다.

민간 단체들이 이같이 고민스러워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일부는 아직까지 민간 차원의 대북 지원이나 교류에 대한 뚜렷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대북 지원단체 한 간부는 “정부가 민간차원 지원에 대해 입장을 정리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면서 “정부가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대북사업 중지는 쉽지만 복구는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정부가 신중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민간 차원의 대북사업이나 교류는 민간이 자율적으로 판단하도록 한다는 것이 일관된 방침”이라면서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을 위해서는 국내는 물론 국제적 협의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입장을 정리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단 민간 활동은 자율적인 판단에 맡기되, 방북 신청 내용에 따라 승인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며 “금명간 입장을 정리하겠지만 민간 차원의 대북사업이나 방북을 정부가 전면 금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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