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인질극’, 시간 지날수록 北이 더 큰 손해

북한이 개성공단에 근무하는 현대아산의 직원 1명을 억류하고 있다.

그 직원이 북한의 정치체제를 비난하고 북측 여종업원에게 탈북을 책동했기 때문에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북측의 주장이다. 정부 당국은 그 직원에 대한 변호인 선임권, 접견권 등이 보장돼야 한다는 의견을 북측 개성공단관리위원회 전달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회신도 못 받고 있다.

그 직원이 어떤 일로 꼬투리가 잡혀 봉변을 당하고 있는지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대포동 2호’ 발사를 준비하면서 다른 쪽으로는 대남 군사도발을 암시하고 있는 현 정세를 고려할 때 개성공단의 남측 인원들을 상대로 실제로 인질극을 벌이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말았다.

북한은 또 두만강 인근에서 취재활동 중 붙잡힌 미국 ‘커런트TV’ 여기자 2명에게 ‘불법입국’ 및 ‘적대행위’ 혐의로 기소하겠다고 밝혔다. 북한 형법은 외국인의 대북 적대행위에 최고 10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할 수 있다. 북한 당국은 미 여기자들을 조속히 석방할 의지가 없음을 시사한 셈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여기자들 석방 여부를 카드로 들고 ‘대포동 2호’ 발사에 따른 미국의 제재를 무마시키는 카드로 활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개성공단 직원과 미국인 여기자들은 모두 ‘민간인’이다. 민간인에 대해서는 당연히 변호인 접견, 관계 당국자 면담이 허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억류자들에 대한 초보적인 권리조차 보장하지 않으면서 ‘적대행위’라는 정치 올가미부터 먼저 씌우고 있다. 사실상 ‘인질극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어찌되었든 만약 북한 당국이 억류중인 민간인들을 대남·대미용 ‘꽃놀이패’ 쯤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그것은 심각한 ‘오판’이 될 것이다. 당장은 억류된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을 걱정하는 여론에 떠밀린 한미 당국이 북한 당국에 자세를 낮출지 모르지만, 민간인까지 대외협상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북한 정권의 반인륜 행각은 조만간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인권보호’ 이슈는 전 지구적 어젠더로 보편화된 지 이미 오래 되었다. 북한 당국만 유독 이같은 사실에 둔감할 뿐이다. 자국민에 대한 인권유린문제나 외국인에 대한 납치·테러 문제와 관련해 엄청난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는 북한의 처지에서 억류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북한은 더욱 손해를 보게 된다. 북한 당국은 ‘테러지원국’ 굴레를 벗은 지 이제 반년도 채 되지 않았음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북한정권은 자해적인 정치 인질극을 그만 두고 조속히 개성공단 직원과 미국 여기자들을 석방하는 게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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