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방북 ‘줄연기’‥ 멀어지는 ‘평양’

민간 단체의 평양길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

북한 핵실험 이후 남북관계의 긴장이 높아지면서 민간 단체들의 북한 방문이 잇따라 무산돼 만만찮은 북핵사태의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30일 통일부와 대북 민간단체들에 따르면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청년학생본부는 이날부터 내달 3일까지 평양과 묘향산, 황해도 등의 유적지 답사단의 방북을 추진했으나 북핵사태 이후 당국의 첫 방북 불허 방침으로 무산됐다.

통일부는 청년학생본부가 적절하지 않은 주변 정세 악화시기에 방북하려는데다 책임 있고 진중한 방북활동을 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내부 판단에 따라 불허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평양 봉수교회 상량식을 준비해온 예장통합 남선교회전국연합회는 지난 25∼27일 방북 계획을 자체 판단에 따라 무기한 연기했으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역시 같은 달 25∼28일 평양 적십자병원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북하려던 계획을 내달 이후로 연기했다.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도 내달 4∼7일과 7∼10일 북한 고려항공 전세기를 이용한 대규모 방문단의 방북 계획을 세웠다가 일단 보류한 상태다.

앞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지난 22∼23일 평양에서 북측.해외위원회와 함께 개최할 예정이던 위원장단 회의를 연기, 내달 다시 실무협의를 거쳐 일정을 정하기로 했다.

인도주의적 차원의 순수 대북 지원단체와 일부 문화.예술단체의 방북은 별다른 차질없이 이뤄지고 있지만 행사내용이나 방북 절차에 정치적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경우는 당국의 ’자제 요청’이나 ’불허’ 등으로 걸러지고 있다.

이같이 민간 단체의 방북이 잇따라 무산되자 북핵사태 속에서 중단없는 민간교류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민간단체들은 ’멀어지는 평양길’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대북지원단체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이은 북핵사태 등으로 인해 이념 갈등이 고조되면서 인도주의적 차원의 대북지원은 어렵사리 이어가겠지만 남북교류는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욱이 ’386 간첩사건’이 정치권으로 수사가 확대돼 정치 세력간 이념 논쟁이 전개될 경우 대북 민간교류에 대한 여론의 곱지않은 시선을 의식한 당국과 해당 단체들의 보폭이 현저히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핵사태 이후에도 남북간 민간 차원의 교류를 정부가 나서 막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민간단체 스스로 신중한 판단을 유도하는 동시에 방북 승인에도 좀 더 명확한 기준을 적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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