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민간 대북방송의 수신 상태가 양호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북아방송연구회’가 지난달 15, 16일 이틀간 강원도 고성에서 실시한 민간 대북방송의 수신 상태에 대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자유조선방송, 열린북한방송, 북한개혁방송, 자유북한방송의 수신 상태는 ‘불량’ 또는 ‘보통’의 평가를 받았다.
연구회는 민간 대북방송 4사를 비롯해 미국의소리방송(VOA),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수신 상태를 SIPNO(단파방송의 수신 상태를 신호강도, 혼신, 잡음, 전파장애 등으로 나누어 평가하는 방법)에 적용해 1~5점(수치가 클수록 양호)으로 등급을 매긴 결과 청취불량 등으로 평가했다.
계절과 날씨, 지형, 전파장애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 단파방송을 송출하는 민간 대북방송들의 수신 상태는 불량(2점) 또는 보통(3점)으로 평가됐다. 자유조선·열린북한·자유북한 방송이 15일 2점, 16일 3점으로 각각 평가됐고, 북한개혁방송은 15일 3점, 16일 2점을 기록했다.
2점은 잡음이 심하거나 방송을 이해하기 힘든 상태이고, 3점은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민간 대북방송들이 국내에 고(高)출력 송신소를 갖추고 있지 않다는 점이 수신 상태가 낮게 평가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와 달리 VOA와 RFA의 단파방송은 대체로 3~5점을 기록해 수신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 방송사들은 국내에서 고출력으로 다양한 주파수를 송출하고 있기 때문에 민간 대북방송사에 비해 훨씬 좋은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연구회는 “민간방송 4사의 경우 동절기 현재 모두 7MHz대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으나 고성지역에서는 대체로 ‘불량’내지는 ‘보통’의 수신상태를 보였다”면서 “북한지역에서도 최소 동북부 권역에서는 불안정한 상태가 이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가했다.
현재 민간 대북방송사들은 단파방송의 특성 때문에 계절마다 송출 주파수를 변경하고 있다.
민간 대북방송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NK에 “보통 1년에 두 번, 여름과 겨울에 접어드는 기간에 주파수를 정기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남북 접경지역이나 중국 등에서 주파수의 수신 상태를 체크, 보유하고 있는 주파수 중 가장 적합한 주파수를 선정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외 대북방송 청취가 북한 주민의 의식변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탈북자들의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통일에 대한 의식개선을 위해 대북방송을 강화하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대북방송 관계자들은 방송의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국내 고출력의 AM(중파)송신소가 제공돼야한다고 주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