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단체 방북 북측 ‘선별 수용’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이 한달여간 연기되면서 잠시 주춤했던 민간단체들의 방북이 재개됐으나, 북측이 이번엔 수해를 이유로 ‘선별 초청’하고 있다.

북측은 초청장 발급을 신청한 민간단체들가운데 일부에 대해선 “일정을 앞당겨 일찍 들어와 달라”면서도 다른 단체들에 대해선 “수해 피해가 심각한 만큼 방북을 연기해 달라”는 상반된 태도를 보이며 선별 수용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방북 물꼬를 튼 단체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남포시에서 양돈장 협력사업을 하고 있는 이 단체는 22일 기술진과 실무자 5명을 중국 선양(瀋陽)을 통해 평양으로 들여보냈다.

내달 1일에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과 함께 평양 동대원구역의 조선적십자병원 현대화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주택건설조합 관계자 11명도 방북한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관계자는 “북측이 당초 정상회담을 이유로 주택건설조합 인사들의 평양 방문 일정을 늦춰달라고 요청해 9월 5일로 재조정했었는데 21일 갑자기 ‘9월 1일 들어와 달라’는 긴급팩스를 보내와 앞당겼다”고 밝혔다.

북측은 그러나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을 제외한 대부분의 단체들에 대해선 수해 복구로 바쁘다며 방북 일정의 연기를 요청하고 있다.

국제구호기구인 굿네이버스는 내달 11일부터 4일간 남측 후원자 130명을 위한 북한내 사업장 견학 프로그램을 추진했으나, 북측은 “수해와 관련해 이번 일정을 미뤘으면 좋겠다”며 10월초로 연기된 남북정상회담 이후로 방북을 연기해달라는 의사를 전달해왔다.

한민족복지재단은 내달 5일 평남 숙천군 약전농장 협력사업을 협의하기 위해, 평양과기대는 같은달 12일 평양 내 건설 현장을 방문하기 위해 방북을 추진하고 있으나 북측의 초청 입장은 불확실하다.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도 당초 남북정상회담 때문에 일정을 잠시 늦췄던 대북사업 실무협의를 내달초 평양에서 가질 계획이지만, 북측은 아직 초청장을 보내오지 않고 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일정이 계속 변동되고 있다. 내주에는 초청장이 와야 하는데 수해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평양 뿐 아니라 개성에 대해서도 북측은 ‘선별 수용’ 입장을 적용하고 있다.

북측은 내달초로 예정됐던 개성공단 1단계 기반공사 준공식은 수해를 이유로 정상회담 이후로 연기했으나 방문객 1인당 50달러의 참관비용을 받고 있는 천태종의 성지순례는 계속 받아들이고 있다.

또 남북경협시민연대가 오는 25일 개성에서 여는 ‘개성 불교 성지순례와 일반관광 활성화 방향 토론회’도 현재까지는 일정에 변함이 없다.

민간단체 관계자는 “북측이 사업 성격상 시간을 다투는 일이나 소규모 인원에 한해 방북을 수용하는 것 같다”며 “특히 북측의 사업 파트너가 얼마나 힘이 있는 기관이냐에 따라 초청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북측이 정상회담이나 수해를 이유로 방북 연기를 요청하면서도 일부 단체의 방북을 수용하는 것은 북측이 정권수립일(9.9) 이전에 필요한 것이 있으면 앞당겨 받으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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