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단체, 대북 ‘삐라’ 강행방침 파장

정부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 일부 민간 단체들이 대북 선전물(삐라) 살포를 강행할 의사를 밝힘에 따라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이 우려된다.

지난 2일 남북 군사실무회담 당시 북측이 삐라 문제를 제기하며 삐라 살포가 계속될 경우 개성공단 및 개성관광, 남측 인사들의 출입 및 체류 등에 부정적인 영향이 초래될 수 있다고 언급한 이후 정부는 관련 단체 측에 자제를 당부했다.

그러나 단체들이 오는 10일께 대규모 삐라 살포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을 8일 재확인하면서 북한이 공언한 조치들을 행동에 옮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 `우리로선 최선 다했다’ = 정부는 단체들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계도 활동은 다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8일 “정부는 2004년 6월 군사분계선 지역에서의 선전활동을 중지하기로 한 남북간 합의를 성실히 이행.준수한다는 입장 하에 민간단체의 전단살포 문제를 다뤄 나가고 있다”면서 단체들에 삐라 살포를 보류할 것을 요청했다고 소개했다.

군사분계선 지역 바깥에서 이뤄지는 민간 단체의 삐라 살포를 막을 법적인 근거는 없지만 2004년 6월 남북간 합의의 정신을 존중하고 남북관계의 추가 악화를 막는다는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한다는게 정부의 설명이다.

물론 정부는 북한이 삐라 문제를 개성공단 사업 등에 연계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남북관계 경색 국면에서 북한이 대남 압박성 조치들을 계속 취하기 위한 명분 축적 차원에서 삐라 문제를 제기한 측면도 있을 수 있는 만큼 정부로선 가급적 대남 공세의 빌미를 주지 않음으로써 상황을 관리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을 `역도’로 칭하며 대남 비방을 계속하는 북한을 향해 `비난을 접고 대화를 하자’고 제의하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기에 우리 단체들에도 남북관계를 감안, 대북 비난 활동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체들 강행 입장..남북관계 어떤 영향줄까 = 정부의 이 같은 권고에도 불구, 자유북한운동연합, 탈북인단체총연합 등 단체들은 10~11일 대규모 삐라 살포 행사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북한의 주장이 갖는 타당성 문제를 떠나 북한이 군사실무회담에서 공언한 대남 압박 조치를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게 정부 당국자들의 판단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속에 최근 대내 결속을 강화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개성공단 등지에서 발견되는 삐라를 실질적인 체제위협 요인으로 받아들일 개연성이 있어 삐라 살포가 계속될 경우 공언한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 군부 차원에서 당장 개성관광 중단이나 개성공단 폐쇄 등의 초강경 카드를 쓰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경의선 육로 통행을 더 어렵게 만드는 등의 조치는 여차하면 취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또 그런 과정에서 남북간 불신의 골이 더 깊어질 경우 개성공단 등에까지 파장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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