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단체들, 정부 대북지원 기금 놓고 고민

정부가 3일 남북협력기금 지원 대상 민간사업 10개를 ‘선별’ 발표한 뒤 56개 대북 인도지원 단체 모임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회장 정정섭)는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제한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는 원칙과 이미 차질을 빚고 있는 대북지원 사업을 하루라도 빨리 재개해야 하는 개별 단체의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민협은 특히 정부의 지원사업 ‘선별’ 때문에 앞으로 자칫 소속 단체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바람에 지원단체들간 결속력이 무너질 것을 우려하는 표정이었다.

이때문에 북민협은 이날 정부에 대해 지원사업을 선별한 심사기준이 무엇인지 명확히 공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북민협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당에 모여 정부의 기금지원 발표를 앞두고 선별지원 기금이라도 받아서 사용할지 아니면 방북과 물자 반출 제한을 먼저 철회할 것을 요구하면서 기금의 사용을 일단 유보할지를 놓고 논란을 벌였으나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특히 이날 오전 총회가 끝난 뒤 오후 정부가 북민협 소속 단체 9개를 포함해 10개 단체에 대한 지원 방침을 확정, 발표하자 이 명단에 포함된 단체들은 대부분 “오늘 총회가 기금의 사용 ‘유보’로 결론을 낸 것은 아니다”며 일단 기금을 받아 인도적 지원사업을 재개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북민협 집행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북민협 차원에서 함께 가야 하는데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민협 소속 단체들은 대북 지원단체의 방북과 물자반출에 대한 정부의 제한을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에 역점을 뒀다.

이날 총회에서 김훈일 가톨릭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대북지원 대표 신부는 “정부 돈과 상관없이 우리 자체적으로 의약품을 북한에 보내려 해도 정부가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종교적 가치가 담긴 것을 정부가 일일이 통제하겠다는 것은 헌법과 자유민주체제 아래서 맞지 않다”고 며 “민간부분이 가지고 가야할 고귀한 부분을 정부가 통제하는 것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선별적 지원을 따내기 위한 “일부 단체의 이기주의”도 경계하며 “앞으로 기금지원 대상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청와대에 로비하고 각개 전투하면서 열심히 뛰어 다녀야 하느냐”면서 “서로 자기만 살려고 하지 말자”고 당부했다.

임종철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이사장은 “문제는 단체들의 각개 약진”이라며 “지난 10년간 우리끼리 경쟁했지 서로 돕는 관계가 아니었다”고 반성하고 다른 단체가 기금지원을 받았다고 해서 “섭섭해 하며 안된다고 하기보다는 축하해 주고 대신 정부가 물자의 대북 반출과 방북을 허용하고 사업선정 평가단의 심의 내용을 당당히 공개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회에서 정부의 이번 선별 지원이 명확한 기준없이 단체간 비합리적인 경쟁과 이간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자 이 자리에 참석한 김남식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단체를 봐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 성격을 봐서 결정하는 것이니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영순 등대복지회 상임이사는 “정부가 인도적 지원은 정치와 연계하지 않겠다고 말해왔지 않느냐”며 “북한의 취약계층이 죽어가는데 이런 때 일수록 병든 사람들과 어린이를 살려 내는 것이 통일부와 우리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박현석 장미회 사무국장은 “올해 대북지원을 놓고 민관정책협의회가 열리지도 않은 채 기금집행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해 버렸다”며 “벌써 하반기고 8월이후 찬바람이 불면서 대북사업에 매진해야 하는데 기금을 딴 10개이외 나머지 단체는 가만히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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