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UN감시 없으면 대북 식량지원 중단”

미국은 26일 북한이 최근 식량지원보다는 개발원조가 필요하다며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구호단체들의 철수를 요구한데 대해 “식량 배포에 대한 감시를 거부하면 더 이상 식량을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앤드루 나치오스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처장은 미 북한인권위원회가 워싱턴 시내 우드로 윌슨센터에서 개최한 ‘기아와 인권:북한내 기아의 정치학’이란 주제의 토론회에 참석, 미국 법률은 배분과정에 대한 독립적인 감시를 거부하는 나라에 대해서는 식량지원을 금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나치오스 처장은 이어 “우리 프로그램은 WFP의 감시요원들의 존재에 의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치오스 처장은 이와 함께 “북한 내에서의 개발작업은 법령에 의해 허용되지 않는다”며 “북한이 개발프로그램으로 옮겨가기 때문에 모니터링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히고 있지만 개발프로그램은 구호 보다 훨씬 더 많은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나치오스 처장은 북한의 식량안보체제가 구조적으로 여전히 취약해 또다른 위기적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WFP를 통해 대북 구호사업을 진행한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한국 등 주변국들이 북한의 불안정을 바라지 않는 차원에서 대규모 대북 식량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모든 나라들이 WFP 등을 통해 식량을 지원하는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 10년간 북한에 200만t, 7억달러규모의 식량을 지원했으며 최근에도 5만t의 대북 식량지원을 발표한 바 있다. 이중 2만5천t은 선적이 진행 중이며, 나머지는 연말까지 북한에 보내질 것으로 관리들은 전했다.

WFP의 제니퍼 파맬리 워싱턴 주재 대변인은 이와 관련 북한으로부터 “철수를 요구받지 않고 있다”며 북한측과 이 기구의 가능한 역할 변화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AP통신이 보도했다.

파맬리 대변인은 WFP의 북한 내 역할이 식량 배포에 국한되지 않고 식품공장 등 개발원조로 불릴 수 있는 다른 프로그램들을 포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마커스 놀랜드 국제경제연구소(IIE)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체제변화없이 식량난 해결은 어렵다며 한국의 대북 식량지원도 WFP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놀랜드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국제사회가 20억달러가 넘는 대북 식량지원에 나섰지만 북한 내 식량배급 과정의 투명성과 효과성은 여전히 국제적 기준에 크게 못미쳐 구호식량의 최고 절반 가량이 의도한 수혜자에게 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과 중국이 직접 지원하는 식량에 대한 감시가 아주 미흡해 WFP 등 다른 구호기관들이 북한 당국에 투명성과 효과성을 개선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협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패널로 나선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 태평양문제연구소장도 북한의 식량난이 체제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진단하고, 한국 등의 대북 직접 식량지원이 없었으면 북한의 WFP철수 요구 결정도 이뤄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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