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리비아와 외교관계 전면 복원”

▲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부장관 ⓒ연합

미국은 리비아와 25년여만에 외교관계를 전면 복원한다고 미 국무부가 15일 발표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리비아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고 수도 트리폴리에 곧 미국 대사관을 개설하는 등 양국간 외교관계를 전면 정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리비아와의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을 이날짜로 공식 발표하고, 15일로 정해진 미 의회 통지기간을 거쳐 트리폴리에 대사관을 개설하며, 45일 내에 리비아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스 장관은 성명을 통해 리비아가 2003년 12월 이후 미국과의 합의를 통해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폐기했음을 지적하며 리비아는 북한과 이란 같은 나라에 “중요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은 “2003년이 리비아 국민들에게 전환점이 됐던 것처럼 2006년은 북한과 이란 국민들에게도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웰치 미 국무차관보는 리비아의 행동에 대한 세심한 모니터링과 평가를 거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미국은 1979년 트리폴리 주재 미국 대사관이 시위대에 의해 불타는 등 공격을 받은뒤 1980년 리비아와 외교관계를 끊었으며, 이후 리비아를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리는 등 장기간 적대관계를 유지해왔다.

특히 1986년 미군 병사들이 많이 출입하는 베를린 디스코클럽 테러사건에 리비아가 연루된 것으로 밝혀지고, 1988년 270명의 희생자를 낸 팬암기 폭파사고에도 리비아가 개입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양국관계는 크게 경색됐다.

미국은 이들 사건과 관련 1981년과 1986년 두차례 리비아를 폭격하기도 했다.

리비아는 그러나 2003년 12월 미국과 WMD프로그램 폐기에 전격 합의했으며, 이후 구체적인 핵무기 시설 해체에 나서 관련 시설들을 미국으로 옮겨 보관하는 작업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의 핵무기 프로그램 폐기는 국제사회에서 이른바 `리비아식 모델’이란 새로운 핵문제 해결방식으로 꼽혀왔으며, 핵프로그램 폐기 후 외교관계 전면 정상화까지 이뤄진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리비아는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이유로 2003년 이라크 침공을 단행하자 다음 공격 목표가 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그 해 12월 미국과 핵무기프로그램을 자진 폐기로 합의한 것으로 분석돼왔다.

미국은 리비아와의 WMD폐기 합의에 따라 2004년 2월 트리폴리에 이익대표부를 개설했으며, 같은 해 6월 이를 연락사무소로 격상한데 이어 곧 정식 대사관을 오픈함으로써 외교관계 전면 정상화에 이르게 됐다.

미국이 리비아와 외교관계를 전면 정상화한 것은 WMD프로그램 폐기에 합의한 것뿐 아니라 리비아가 석유 부존량이 많은 주요 산유국이라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 국무부는 리비아와의 수교와 관련, 팬암기 사건 희생자 유족들을 불러 그 배경을 설명할 것으로 전해졌으나 일부 유족들은 `석유 때문에 리비아와 수교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리비아는 고유가에 따라 유전개발 사업을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연내에 전세계 주요 석유회사들을 대상으로 육상 및 해상 유전 탐사작업을 입찰에 부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조치로 엑손 모빌, 옥시덴털 페트롤륨 등 미국 석유사들이 리비아 유전개발사업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여 양국간 석유사업 협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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