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노근리사건 `무초’ 서한 알고 있었다

한국과 미국이 2001년 1월 발표한 ‘노근리 학살사건’에 대한 합동 조사보고서의 문서목록에 미국이 6.25전쟁 중 미군 방어선에 접근하는 피난민들에게 총격을 가할 수 있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존 무초 당시 주한 미국대사의 서한이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미국이 이 사건을 조사할 당시 무초 전 대사의 서한 내용을 알았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북미국 심의관은 1일 KBS 제1라디오 ‘라디오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무초 전 대사의 서한은 (노근리 사건에 대한) 2000∼2001년 조사 문서철 목록에는 들어 있다”고 밝혔다.

조 심의관은 “그러나 한미 합동 조사보고서에는 무초 대사의 서한 내용과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당시 조사에서 무초 전 대사의 서한에 대한 조사 및 검토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조사.검토가) 안됐다면 왜 안됐는지 그런 설명을 미측에 요청해놓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미간 합동조사 당시 자료가 워낙 방대해 무초 전 대사의 서한 등 미국이 보유한 자료는 미측이 조사를 담당했다고 말했다.

당시 한미 합동 조사보고서에는 노근리 사건 발생 하루 전인 1951년 7월 25일 열린 피난민 대책회의가 언급은 돼있지만 이는 무초 전 대사의 서한과는 내용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심의관은 “보고서에는 어떤 경우라도 방어선을 넘는 피난민의 이동은 허용돼서는 안된다라는 내용이 들어있지만 ‘발포’라는 직접적인 표현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보고서에 포함된 피난민 대책회의에 관한 내용은 무초 전 대사의 서한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다른 문서를 토대로 작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심의관은 ‘피난민에 대한 발포 지침’을 담은 무초 전 대사의 서한이 노근리 사건에 대한 재조사 개시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우리의 요청에 대한 미국측의 확인이 나오는 것에 따라서 평가를 내리고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무초 전 대사의 피난민 대책 서한이 노근리 사건에 새로운 사실을 밝혀주는 것은 없다며 “현재 조사계획이 없다”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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