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장관 방북 가능성 `주목’

남북정상회담의 열기가 다시 한번 미국 고위인사의 방북으로 연결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외교가의 반응은 “6자회담의 진전과 남북관계의 변화 등을 감안할 때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쪽이다. 그리고 일단 미국 고위인사 가운데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주목되고 있다.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정상회담이 열린 뒤 4개월 가량 지난 10월9일 북한의 조명록 특사가 전격적으로 미국 방문길에 올라 빌 클린턴 대통령을 면담하고 북.미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그러더니 열기를 몰아 10월23일부터 사흘간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이 북한을 방문, 두차례에 걸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에 이어 클린턴 대통령까지 방북하는 문제가 진지하게 논의됐으나 미사일 문제 등에서 북한이 다소 소극적인 자세로 나오는 바람에 임기말에 몰린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이 무산됐다는 게 외교가의 정설이다.

외교소식통들은 “최근 조지 부시 대통령의 발언이나 북한 측 태도 등을 종합해볼 때 이번에는 7년전보다 더욱 여건이 우호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이 말한 ‘남북한과 미국간 종전선언’ 방안을 설명하자 김 위원장이 ‘동의’의사를 피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극적인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 보인다.

게다가 남북정상회담 직전에 합의된 6자회담 공동문서에 따라 비핵화 2단계인 핵시설 불능화가 연말까지 마무리될 전망이 높다는 점도 중요한 변수이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8일 “미국의 대북 협상을 주도하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최근 행보를 분석해보면 라이스 장관의 방북도 얼마든지 성사될 수 있다”면서 “문제는 불능화 작업의 진척 정도이며 북한의 핵폐기 의지가 확고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미국의 핵 기술팀이 이번주 북한을 방문, 불능화 방안을 확정지은 뒤 불능화 작업이 `돌이킬 수 없는’ 수준까지 진척되는 다음달 중 라이스 장관이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를 위해 힐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간 북.미 관계정상화 회의가 다시 열려 양측간 현안에 대해 확고한 정리를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만일 라이스 장관이 방북, 김 위원장을 면담할 경우 이른바 핵폐기를 위한 북한의 결단을 촉구하는 한편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대적성국 교역법 적용 해제 등 북한이 원하는 안보조치에 대한 과감한 협의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북한과 미국은 연내 불능화를 전제로 안보조치도 ‘병렬적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한 상태로 외교가에 알려져 있다.

라이스 장관이 중요한 합의를 하고 나면 부시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부시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간 면담 가능성이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내년 2월에 물러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내심 임기 내에 종전선언을 위한 `3자 혹은 4자 정상회담’에 적극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극적인 이벤트 성사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이 경우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가 북한의 핵폐기와 맞물려 동북아의 최대 이슈로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스 장관의 방북이 3자 혹은 4자 정상회담 등으로 이어진다면 북한과 미국은 부시 대통령 임기 내에 정식 국교를 수립하는 새로운 외교지평도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외교소식통은 “라이스 장관의 방북은 물론이고 종전선언 등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오기 위해서는 북한의 핵폐기 의지가 내외에 확인될 만큼 분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일 북한이 비핵화 추진 과정에서 뭔가 시간을 지연시키려 하거나 과거의 핵 개발 프로그램에 대해 감추려할 경우 미국은 시간에 쫓겨서 무리하게 ‘희망찬 계획’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 소식통의 진단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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