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등, 과거 해법 포함 여러 방안 모색 중”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자금 송금 문제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서로 ‘핑퐁게임’을 하듯 해결의 물꼬를 상대방이 터주기를 바라는 듯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최근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남북관계에 타격이 예상됨에도 쌀 차관 집행을 북의 2.13합의 이행 개시 이후로 미루는 방침을 고수했던 만큼 BDA가 2.13 합의 이행의 앞길을 막고 있는 현 상황을 도저히 한가롭게 지켜볼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지난 달 한국 수출입은행을 BDA 자금 송금의 중개기지로 삼는 방안까지 검토했던 정부는 미.중 측이 ‘SOS’를 치는 상황에 대비, 여러 아이디어를 구상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박선원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이 지난 달 28일부터 1일까지 워싱턴을 다녀온 사실이 알려져 이를 계기로 한국이 미측에 모종의 새로운 해법을 제안했는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박 비서관은 전반적인 한미간 현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수출입은행 중개방안에 대한 언급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 외교 소식통도 “박 비서관이 언론을 통해 만천하에 공개된 수출입은행 카드를 제안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현재 수출입은행 중개방안은 당사국간에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박 비서관이 미국 방문에 앞서 실무부서인 외교통상부 당국자들과 BDA 문제 해결방안을 사전조율했는 지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그러나 박 비서관을 통해 우리 정부가 BDA 송금문제 해결을 위해 모종의 역할을 맡겠다는 의지 또는 문제 해결을 위한 새 아이디어가 미측에 전달됐을 개연성은 없지 않다고 외교가에서는 보고 있다.

미국과 중국도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북한과 함께 BDA 문제의 당사자로 꼽히는 미.중은 북한 자금 2천500만달러의 송금을 위해 지난 3월22일 끝난 제6차 1단계 6자회담 이후 다양한 방안을 시도했으나 아직 ‘정답’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중국은행(BOC)의 북한 계좌로 송금하는 방안과 중국은행을 통해 제3국 은행으로 송금하는 방안, 미국 와코비아 은행을 중개기지 삼아 제3국으로 송금하는 방안 등 여러 방안들이 시도됐거나 현재 시도되고 있지만 여태 어느 것도 최종 해결책이 되지는 못했다.

BDA에 대한 돈세탁 은행 지정을 그대로 두고는 문제를 풀기 쉽지 않다고 느낀 미국은 최근 BDA 경영권 교체를 조건으로 BDA에 대한 제재를 해제함으로써 송금의 길을 트는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중국의 미온적 태도로 그 마저 쉽지 않은 양상이다.

특히 신인도에 죽고사는 은행들이 북한 자금을 만지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해결이 되는 이번 사태 성격상 문제 해결에 관여하려던 은행들 이름이 언론에 공개된 것도 상당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당국자들은 전했다.

미국과 중국의 당국자들은 기존에 거론됐던 방안을 포함, 모든 가능한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다각도로 해결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간 차원에서도 아이디어가 제시되고 있다. 미 외교협회(CFR)의 개리 새모어 부회장은 2일 BDA가 불법행위에 연루되지 않도록 주의한다는 의지를 담은 조치를 취한다는 전제로 재무부가 BDA 제재를 임시 중단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이 현재 해법 차원에서 당국자들에 의해 모색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과 중국 등이 그간 BDA 해결을 위해 모색했던 아이디어들이 완전히 용도폐기됐다고 말할 수 없다”면서 “과거에 시도했던 해법까지 포함해서 여러 해결방안을 모색 중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