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대북전문가 ‘천안함 시각차’ 뚜렷

천안함 사태를 바라보는 미국과 중국의 시각차는 양국 대북 전문가들에게서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동아시아재단이 최근 발간한 계간 영문저널 글로벌아시아 여름호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정치적으로 비용을 감수하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미국 전문가와 대화를 통해 무력충돌을 방지해야 한다는 중국 전문가의 기고문이 나란히 실려 눈길을 끌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대북 관계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박사는 ‘도발을 막기 위한 새로운 방법의 필요성’이라는 기고문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제한적이지만 심각한 긴장을 조성하는 도발을 통해 권력승계에 대한 군부의 지지를 확보하려 할 것”이라며 잠수함이나 특수부대를 동원한 추가 도발 가능성을 지적했다.

베넷 박사는 “김 위원장은 2006년과 2009년 미사일 발사 실험 이후 핵실험을 감행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미 추가적인 군사 도발을 계획하고 있을 수 있다”면서 “일각에서는 천안함 사태에 대해 완력보다는 회유를 통한 대응을 선호하지만, 이제는 김 위원장이 정치적인 비용을 감수하도록 하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제적 제재와 군사적 보복 조치는 오히려 김 위원장의 의도대로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한.미 양국이 북한 정권 붕괴 시 인도적 지원 방침을 선포하고 이를 위한 연합 상륙훈련을 실시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베넷 박사는 “이러한 인도적 지원을 위한 상륙훈련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면서 “이는 한.미 양국이 북한 주민들에게 문제를 일으키려는 ‘적’이 아니며 북한 정권의 개입이 없을 때 그들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 베이징대 한국학과 국제정치학 교수이자 한반도연구센터 부소장인 진징이 교수는 “대립과 보복이 아니라 대화와 상호이해를 통해서만 천안함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관련국들의 신중한 대응을 촉구했다.

진 교수는 베넷 박사의 기고문과 함께 실린 ‘좀 더 차분해져야 할 때’라는 기고문에서 “남북이 천안함 사태를 둘러싸고 ‘치킨 게임’의 양상을 보이며 무력충돌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 뒤 “무력충돌을 방지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예측 불가능한 사건과 위기를 막으려면 남북간 대화 채널이 우선 복원돼야 한다”며 “천안함 사태가 남북간 대화를 단절시키는 게 아니라 복원시키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또 “관련국들도 남북 어느 한 쪽의 편을 들면서 긴장을 증폭시키기보다는 남북간 중재를 통해 평화적 해결책을 추구해야 한다”면서 “미국 역시 일방적으로 한국 편을 들기보다는 중국과 함께 위기를 극복하도록 남북을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역시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남북과 동북아시아 지역 국가들은 이제 천안함 사건을 점차 ‘비정치화(de-politicize)’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또 “한국의 대북 심리전 재개는 군사적 충돌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관련국들은 무력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어떠한 조치도 취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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