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이재민 200만명, ‘2차 재앙’으로 참변 가능성

사상 최악의 사이클론(Cyclone) 피해를 입은 미얀마에서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미얀마 국영 TV는 사이클론 ‘나르기스(Nargis)’로 인한 사망자 수가 당초 집계에서 5천여 명 더 늘어난 2만8천458명에 이르렀다고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피해로 인한 이재민 수가 약 2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제구호단체인 ‘옥스팸(Oxfam)’은 미얀마의 주요 호수와 강 등 식수원이 사람과 동물의 사체로 오염되면서 ‘2차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뎅기열(dengue fever)과 말라리아 등 질병이 창궐할 경우 최소 150만여 명의 이재민이 순식간에 몰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입국을 허용할 수 없다는 미얀마 군부의 입장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 미얀마 군부는 14일 현재까지 국제사회가 지원하는 구호물품은 받겠지만 구호단체가 들어와 활동하는 것은 막겠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물건만 들이고 사람은 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미얀마 군부는 유엔을 비롯해 국제사회의 구호활동이 자신들의 무능함을 드러내 주는 것이 될 것을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동안 ‘무조건 믿고 따르라’며 스스로 전지전능한 존재로서 자신들의 위치와 이미지를 만들어 온 군부이기에, 정부도 해결하지 못하는 천재지변으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과 혼란이 그들에 대한 불신과 반감으로 이어질 것을 극도로 우려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군사정부는 구호물자와 함께 들어 온 구호요원들이 미얀마 국민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는 아직까지도 일반 국민들이 외국인과 대화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외국인을 집에 들이려면 당국에 신고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얀마 군부의 독재와 학정이 세계인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고 지탄을 받고 있는 현실에서 유엔의 구호요원들을 통해 그 같은 사실이 광범위하게 퍼지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이다.

심지어 미얀마 군부는 유엔을 통해 전달된 원조물품의 상자에 군 고위 장성들의 이름을 붙여 마치 군부가 식량을 나눠주고 있는 것처럼 속이고 있다. 구호물품의 출처를 숨기는 것은 물론 자신들의 체제 선전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미얀마 국영 TV는 군 고위 장성을 대동한 탄 슈웨(75)장군이 이재민들에게 구호물품을 전달하는 장면을 반복적으로 방송하면서 노골적인 체제 선전의 기회로 삼고 있다. 인도적 지원조차 군부의 권위와 능력을 과시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사람들이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미얀마 군부가 쌀 수출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 확인돼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이 같은 언론 보도에 대해 당초 계약 사항을 이행하는 것뿐이라며 비난을 무시하고 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미얀마 군부의 구호인력 입국 불허 방침을 해결하겠다며 탄 슈웨 장군과 직접 대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탄 슈웨 장군이 접촉 자체를 피하고 있어 사태 해결이 쉽지 만은 않아 보인다. 미얀마 군부의 만행 속에 이재민들의 더 큰 재앙을 경고하는 외부 세계의 목소리만 더욱 커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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