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軍, 北 군사시설 시찰-군사협력 양해각서 체결”

미얀마의 고위급 군 대표단이 지난해 11월 중국 방문을 가장해 실제로 북한을 방문했고, 북한의 주요 군사시설을 시찰했으며 북-미얀마 간 군사협력 양해각서까지 체결했다는 내용의 기밀문서가 공개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3일 미얀마 국방부의 한 관계자로부터 북-미얀마 군사협력에 관한 사진과 문서 100건을 입수했다며 문서에서는 북한의 김격식 당시 인민군 총참모장과 미얀마 쉐 만 장군은 지난해 11월26일 두 나라 간 군사 협력을 확인하는 양해 각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얀마를 전문적으로 취재해 온 스웨덴 출신 버틸 린트너 기자는 지난달 17일 북한 기술자가 미얀마 정부의 영빈관에서 나오는 모습의 사진 2장(2003~2006년 추정)을 공개하며 “북한 기술자들은 나라 안팎의 위협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려는 미얀마 군부를 위해 현지 지하시설 건설에 도움을 줬다”고 밝힌 바 있어, 방송이 획득한 기밀문서는 이를 확실히 뒷받침 하는 자료로 평가된다.

‘버마 국가평화발전평의회(SPDC) 쉐 만 장군이 이끄는 고위 군 대표단의 중국 방문(2008.11.21-12.2)’ 제목의 기밀문서에 따르면 버마 군 당국 서열 3위인 쉐 만 장군이 이끄는 고위급 군 대표단이 지난해 11월21일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가장, 22일 북한을 극비리에 방문해 각종 군사 시설을 견학하고, 긴밀한 군사 협력을 위한 양해 각서에 서명했다고 밝히고 있다.

방송은 “유출된 사진과 문서에 따르면 이 미얀마 군 고위 관리들은 중국을 들를 때는 군 제복 차림으로 대표단을 이끌었지만, 북한에서는 민간인의 복장으로 방문했다”며 “이번 방문이 극비리에 진행됐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어 “이 대표단의 평양 방문은 중국 중앙 군사위원회 위원인 천 빙더(Chen Bingde) 인민해방군 총참모장과 북한의 김격식 당시 인민군 총참모장의 초대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기밀문서에서는 미얀마 군부의 방문의 목적에 대해 “중국과 북한의 방문과 연구를 통한 미얀마 군사를 현대화와 군사력 증강”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양해 각서 평가서’라는 부문에서는 이번 미얀마 당국의 평양 방문을 “성공적”이라고 자평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문서에 따르면 미얀마 군 대표단은 23일 북한 해군 방어 통제 센터, 24일에는 남포의 해군 본부를 이 밖에도 북한 지역 방위군, AA 무기류와 로켓 제조 공장, 스커드 미사일 제조 공장을 방문했다.

이 외에도 미사일, 탱크 등을 보관하고 있는 비밀 지하 벙커가 있는 묘향산과 북한이 시리아, 이집트, 이란 등에 주로 수출하는 평양 외곽에 있는 스커드 탄도미사일 제조 공장도 방문했다고 적시했다.

이 자료의 검증을 의뢰받은 미국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심슨 센터의 베리 블랙먼 연구원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문서와 사진이 담고 있는 정보가 정황 상 이치에 어긋나진 않는다면서, 이 정보들이 미얀마의 북한 무기 구입을 중국이 배후에서 돕는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린트너 기자도 북한은 주요 무기를 수출한 국가로 리비아, 파키스탄을 고려하고 있었지만 이것이 어려워지자 버마(미얀마)가 대안으로 부상했다며 북한은 돈을 낼 수 있는 누구에게나 팔 수 있는 무기와 군사시설이 풍부하다며 새로운 고객을 찾던 북한에게 버마가 안성맞춤 이라고 밝혔다.

태국에 주재한 버마 군사 전문가인 테이 아웅 씨도 문서와 사진에 대해 “신빙성 있다”고 했고, 북한이 미얀마 군 대표단에게 전략적 무기가 생산, 은닉되는 군사 시스템을 갖춘 지하 벙커를 보여줬다는 점은 북한과 미얀마의 군사 협력이 점점 긴밀해 지고 있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방송은 밝혔다.

한편, 대량살상무기(WMD) 등 금수물자 선적의 의혹을 받고 있는 북한 선적 강남호은 지난달 17일 남포항을 출발, 미얀마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지스 구축함인 매케인호가 추적을 받았던 강남호는 30일 항로를 되돌렸다.

북한의 땅굴 기술은 전시 민간전투지휘소까지 모두 갱도화 했을 정도로 발달돼 있고, 평양지하철, 미사일 기지, 핵시설 지하갱도, 군관련시설 등을 인민군 7총국 산하 공병국이 맡아 건설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