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리가 누구요? 北에서 편지왔소!”

뉴욕에 거주하는 친척의 안부를 묻는 한 북한 주민의 편지가 미국의 한인라디오방송국에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뉴욕 한인라디오방송국 KRB는 16일(현지시간) 방송에서 황해남도 안 모 씨가 뉴욕에 사는 사촌 누나에게 편지를 보냈지만 주소가 잘못돼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당초 이 편지의 주소지에는 중국인이 살고 있었다. 이 중국인은 편지 봉투에 수신인 주소가 한글로 된 것을 알고 옆집의 한국인 김영주씨에게 전달했다.

김 씨는 “처녀 때 성이 원 씨라 편지 겉봉에 영문으로 ‘Yi Chong Won’이라고 쓰여 있어 나한테 온줄 알고 뜯었더니 내용이 전혀 엉뚱했다”며 “다시 봉투를 살펴보니까 보낸 사람이 한글로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황해남도라고 쓰여 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번에 황해도에서 온 편지의 수취인은 받는 이는 영문 스펠링을 미루어 ‘이정원’ 혹은 ‘이종원’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얼마 전 KRB 라디오에서 북한에서 온 아들 편지를 방송을 통해 찾아준 소식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져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봉투에는 황해도 해주우체국 소인이 3월 19일자로 찍혀 있다. 김 씨가 이 편지를 받은 것은 4월 11일이기 때문에 북한 우체국에서 소인이 찍힌 지 23일 만에 미국의 주소지로 도착한 것이다.

우표 소인은 연도를 2009년이 아닌 98년으로 표기했다. 이는 북한의 ‘주체연호’로서 김일성이 태어난 해를 기준으로 붙여진 연호이다. 서기 년도에서 김일성이 태어난 해인 1912를 빼고 1을 더한 것이다.

북한에서도 외국에 친척이 있는 경우 편지를 주고 받을 수 있으나 그 내용은 철저히 검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 씨는 이 편지에서 뉴욕에 사는 사촌누나와 매부를 통해 큰아버지와 조카들의 안부를 물었다. 또한 최근 몇 차례 편지를 보냈지만 소식이 오지 않아 궁금하다며 북한에 있는 아버지가 혹여 큰 아버지가 아프신 건 아닌지 걱정을 하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3월에도 아버지를 찾는 북한 아들의 편지도 KRB를 통해 방송된 바 있다. 당시 편지는 함경북도 부령군에 사는 로 모 씨가 소식이 두절된 서울의 아버지를 찾기 위해 뉴욕의 고모부에게 보낸 것이었지만 주소가 잘못 돼 방송국까지 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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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