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한 오바마, 노련한 김정일 상대 역부족”

민주당 대선후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김정일 등 독재정권과의 직접 대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외교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노련한 적성국가 지도자들을 상대하기 역부족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은 2일 발간된 ‘정세와 정책’ 7월호에 게재한 ‘미 대선후보의 외교정책 전망’이란 분석글에서 “오바마 후보는 북한, 이란 등 지도자와 직접대화를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외교경험이 없는 오바마가 적성국가 지도자들과 직접 대화를 하더라도 그들의 능란한 외교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가 변수”라고 분석했다.

이 실장은 “(북한을 향해) 온갖 전략전술을 다 동원해도 결국 부시 행정부가 태도를 바꾼 사실을 염두해 볼 때 미숙한 오바마가 김정일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반면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는 북핵 문제에 관한 한 부시 못지않게 강성”이라며 “지난 5월 27일 덴버대 강연에서는 북핵 전면 종식이 미국이 최대 관심사이며 김정일은 독재자라는 견해를 피력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북한 핵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대화와 압박 수단을 함께 사용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매케인이 당선되면 북핵문제 해결에 일관성은 유지되겠지만 그것이 반드시 한반도 안정에 더 효과적일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대외정책에 있어서는 “매케인 후보의 시각은 공화당의 국제주의적 현실주의에서 크게 벗어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그의 외교정책은 억지정책, 봉쇄정책, 군사동맹 강화와 군사력의 적절한 활용 등 부시 행정부의 외교수단들을 대부분 계속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에 반해 “오바마 후보는 민주당의 국제주의적 다자주의를 바탕으로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강조하면서 부시 행정부 일방주의 외교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외에도 동아시아 안보전략에 있어서도 “매케인 후보는 기존의 아시아 동맹국 최우선 정책을 펼 것으로 공약하고 있다”며 “그는 대통령 취임시 중국보다는 미국의 동맹국가인 한국-일본-호주 등 동맹 3개국을 중요시하는 아시아 태평양 벨트를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오바마 후보는 21세기의 새로운 안보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강화시켜야 한다고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며 “동아시아에서 기존의 양자동맹 관계를 넘어 때때로 대표들이 모여 대화하는 6자회담과 같은 보다 효율적인 틀을 구축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부시 정권이 잠재적인 적대국으로 간주했던 중국을 함께 공존하는 ‘경쟁국’으로 인정하고 국제체제에 편입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본다”며 “중국은 동맹국과 더불어 아시아에서 중시해야 할 파트너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