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성공으로 김정은式 ‘유훈통치’ 탄력”

12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성공은 김정은式 ‘유훈통치’가 만들어 낸 첫번째 결과물로 평가된다. 이로써 핵과 미사일 등 군사적 수단으로 외부세계와 대립각을 세우며 긴장감 조성 및 내부결속을 노리는 전형적인 북한의 생존 전략이 단기적으로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앞서 지난 4월 김일성 생일(4·15)을 앞두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시도하며, 김일성-김정일이 남긴 ‘군사강국 유훈’을 달성하려는 충실한 후계자 이미지 구축에 나섰다. 그러나 실패로 끝나 오히려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의 의미마저 퇴색됐다. 김정은이 체면을 구긴 것이다. 당시 실패 책임을 두고 북한 내부에 불안요소가 증폭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기도 했다.


그러나 12일 발사된 광명성 3호(2호기)를 궤도에까지 올리는 결과를 보여줌에 따라 김정은이 자신의 통치방식에 자신감을 갖게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러한 자신감으로 김정은은 체제 불안 요소를 차단하기 위한 내부통제를 강화할 수도 있다.


특히 김정일 유훈관철이라는 포괄적인 통치 명분을 재확인 하는 한편, 리영호 숙청 등으로 인해 미세 균열이 보였던 군부 통제에서도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은 “북한은 김일성-김정일 때부터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해서 미국을 날릴 수 있어야 체제를 보장할 수 있다고 판단해 왔다”면서 “김정은 입장에서는 무조건 이를 완성해 일반 대중과 당 간부, 군부의 지지를 확고히 얻으려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오늘 미사일 발사로 김정은에게는 ‘김정일의 오랜 숙원을 완성했다’는 치적이 생긴 셈”이라며 “전반적으로 김정은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올해 강성대국 건설의 주요 관심 포인트였던 ‘경제분야’가 별다른 성과 없이 ‘먹을 것 없는 잔치상’으로 끝났던 점에 대한 상쇄효과도 예상된다. ‘군사강국 달성’이라는 눈 앞의 결과를 주민들에게 내세우며 ‘경제강국 건설’에 대한 ‘시간벌기’가 가능해진 것이다.


손광주 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반 주민들에게는 김정은 위대성 선전으로 몰아가려는 북한 당국의 선동이 어느 정도 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광명성 3호의 발사 성공이 경제난 등 북한의 본질적인 내부 문제 개선과는 별 연관이 없다는 점에서 미사일 발사 성공 ‘약발’이 오래가진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실적인 내부 불만에 묻힐 가능성이 있단 얘기다.


북한은 이미 2차례 핵실험과 앞선 1, 2차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에서 모두 “성공했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4월 3차 발사(광명성 3호 1호기)에서만 신속히 “실패했다”고 인정했을 뿐이다.


따라서 일반 주민들이나 중하층 간부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북한 권력층과 상당한 거리감을 가질 수 있다. 특히 장거리 미사일 발사의 경우, 김정은과 지도부에게는 ‘첫 성공’이라는 기쁨을 안겨줄 테지만, 일반 주민들에게는 ‘그들만의 성공’에 불과하다.


김 연구위원은 “비용(미사일 발사) 대비 효과가 뚜렷치 않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체제 불안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성공해서 우리가 얻은게 뭐냐’는 식의 불만도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 연구위원 역시 “일반 주민들은 ‘성공했다니 다행이다’는 식의 간단한 평가로 넘어갈 수 있지만, 상층 간부로 갈수록 추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제 등으로 인한 고립이나 경제난에 대한 구체적인 손실을 따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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