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발사는서막…北, 중·고강도 도발 가능성”

북한이 8일 오후 동해안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5발을 발사했다. 앞서 북한은 6일에도 동해상에서 김정은이 지켜보는 가운데, 200~300t으로 추정되는 유도탄 탑재 함정을 동원해 함대함 미사일 발사훈련 장면을 공개했다. 

북한이 연이어 미사일을 발사한 건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우리 정부와 미국에 대한 ‘무력시위’로 풀이된다. 특히 한미와의 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다음 달 예정인 한미연합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을 빌미로 한미를 압박하기 위해 도발을 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때문에 남북관계도 당분간 교착상태가 지속될 전망이다. 북한은 지난해에도 한미연합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을 전후로 수차례에 걸쳐 신형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 및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해 한반도의 긴장 상태를 한껏 끌어올린 바 있다.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에서 “최고위급 회담도 할 수 있다”고 언급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 섞인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북한이 남북대화 재개를 위해선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5·24조치 해제가 선행돼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남북관계가 진전되지 않았다.

특히 북한은 우리 통일준비위원회의 지난해 말 ‘1월 남북대화 개최’ 제안과 박근혜 대통령의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 제의에 대한 응답을 하지 않고 한미군사훈련과 남한 탈북자 단체의 전달 살포 중단만 요구하고 있다.

북한의 압박 공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지난 6일 한 초청 강연에서 “남북 간에 대화를 하게 되면 5·24조치를 해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남북대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북한은 이 같은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저강도’에서 ‘고강도’로 도발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만약 한미연합훈련을 전후로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남북관계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집권 3년 차를 맞은 박근혜 정부가 남북관계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조급하게 정책을 추진할 경우, 오히려 북한에 남북관계 주도권을 내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북전문가는 데일리NK에 “북한의 이번 함대함 미사일과 단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는 대남, 대외 도발을 알리는 서막에 불과하다”며 “키 리졸브 훈련을 전후로 해 지난해와 같은 무력시위가 지속되면 올해 남북관계 개선은 불투명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우리 정부는 대화 의지를 계속해서 드러내겠지만, 북한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지속적인 압박을 해올 것”이라며 “언제든지 마련될 수 있는 남북대화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북한의 공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