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도박 실패가 예고한 김정은의 미래

북한 김정은의 미사일 도박이 실패로 돌아갔다. 대기권 밖으로 보란 듯이 날아오를 줄 알았던 로켓이 그렇게 빠른 시간에 추락할지는 김정은 자신도 미처 몰랐을 것이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궤도 진입 실패를 인정했다. 광명성1, 2호 시험발사에 실패하고도 인공위성이 우주궤도를 돌며 ‘김일성 장군의 노래’를 전송하고 있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하던 때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북한의 신속한 실패 인정은 이채롭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로켓이 발사 1분 만에 폭발해 각종 관측 증거가 쏟아질 수 있고 잔해까지 수거될 가능성도 높다. 위성발사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며 외신들까지 불러들인 마당에 억지를 쓰기에는 스스로 명분이 떨어진다는 계산도 작용했을 것이다. 김정은 시대의 출발을 알리고 군사강국의 위용을 과시하기 위해 준비한 ‘미사일쇼’는 결국 하지 않은 만 못한 결과를 내고 말았다. 주민들 입장에서 보면 1년치 식량이 순식간에 날아갔으니 이만큼 허망한 일이 또 있을까 싶다.


이번 미사일 발사 실패는 김정은의 데뷔 무대에 적잖은 오점을 남겼다. 자존심도 상했으리라 본다. 그러나 당장 내부에서 김정은의 리더십에 회의론이 일지는 않을 것이다. 기술적인 착오로 간주하고 그 책임을 실무자들에게 돌리면서 핵실험 등을 통해 국면전환을 시도할 것이다. 시험발사를 담당한 포지도국(로켓군단) 관계자와 과학자들에 대한 문책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들을 대범하게 용서하고 새로운 도약을 결의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이번 미사일 발사 실패는 우리가 주목했던 김정은의 ‘실수’가 현실화 됐다는 점에서 시사한 바가 매우 크다. 김정은은 4월 15일 김일성 출생 100주년에 맞춰 자신의 권력 승계와 북한 체제의 위력을 과시하기 위해 압축적인 일정을 제시했다. 국가의 당 조직과 행정망을 총동원해 당대표자회와 최고인민회의, 김일성 생일 행사와 전국적인 명절 특별공급을 준비해왔다. 군과 외무성이 총 동원돼 광명성 3호 발사를 진행했고 앞으로 핵실험과 대남도발도 예고하고 있다.


경험은 부족하지만 자신감으로 무장한 북한의 젊은 지도자는 이 모든 것을 일사천리로 해치우는 모습을 보여주길 원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공을 크게 들인 로켓 발사가 실패한 것은 김정은이 의욕에 비해 치밀함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로켓 1단 추진체의 원통 둘레가 커진 것은 우주 궤도진입을 성공시키기 위해 연료주입량을 늘리기 위한 조치로 보이는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기 때문에 김정은의 과욕까지 의심하게 된다.


권력기반이 아직 견고하지 않은 상황에서 만약 이러한 실수가 반복 되면 그의 통치력에 대한 간부들의 의심의 눈초리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만약 권력 통제 과정, 특히 인사문제에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김정은 체제는 조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최근 당과 군에서 진행된 인위적인 인적 교체가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 김정일 시대와 달리 장성택 같은 실력자가 따로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런 질문을 던져보자. 김정일 시대에는 없었던 신속한 실패 인정이 왜 김정은 시대에는 발생한 것일까? 그리고 이러한 사고는 또 반복될까? 김정은은 원치 않겠지만 불행히도 그렇게 될 확률이 훨씬 커 보인다. 김정은은 국가를 운영할 경험과 능력이 부족한데도 이를 인정하거나 반성하는 훈련이 전혀 돼있지 않았다. 또한 권력의 단맛을 알지만 그 쓴맛과 위험성은 알지 못한다. 또한 김정은의 단점을 개선시키기 위해 진심으로 힘쓸 간부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의 실수는 누적될 것이고 간부들은 자신의 안전을 담보할 새로운 인물을 물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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